일본 갔던 '귀하신 생선' 속속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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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어 갯장어 등 고급어종 수출 줄고 내수 증가

몸값이 높아 주로 일본으로 수출되던 '귀하신 생선'들이 소비자 역전 현상으로 '컴백 홈'을 하고 있다. 이는 한국인의 소득 증가와 먹거리 고급화로 국내 소비량이 증가한 데다 엔저 현상 등으로 인한 수출 메리트가 사라진데 따른 것으로, 일부 수산물은 아예 주요 수출 품목에서 제외되고 있다.

대표적 수출 품목이었던 복어의 경우 1970~80년대에는 잡히는 족족, 일본으로 수출돼 국내 시장에서는 구경조차 힘들었던 생선이었지만 이후 먹거리 고급화에 힘입어 국내 소비량이 급격하게 증가, 최근에는 '고급 생선'으로 당당히 컴백했다.

복어·갯장어 등 고급 어종
日 구매력 줄어 수출은 감소
입맛 고급화에 내수는 증가
소비 역전 '전량 수출' 옛말

17일 한국수산무역협회에 따르면 2004년 일본으로 수출한 복어의 양은 195t이었지만 2012년 21t으로 줄더니 2014년에는 1t으로 20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수출 금액도 2004년 191만 8천 달러(22억 7천여만 원)에서 2014년 6만 2천 달러(7천300여만 원)로 대폭 줄었다.

복어 유통업자인 김희도 씨는 "엔저 현상이 심화되면서 수출 비용 등을 감안하면 국내에서 파나 일본으로 수출하나 별다른 차이가 없어 최근 내수로 돌리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한국인 입맛의 고급화에 따른 국내 수요 증가와 함께 중국산 양식 복어가 일본에 대거 풀리면서 국산 복어의 경쟁력을 잃은 영향도 있다.

'하모'라고 불리는 갯장어의 경우도 국내 인기가 높아지면서 최근 '금의환향'을 하고 있는 경우다. 갯장어의 2004년 일본 수출 현황(한국수산무역협회)을 보면 수출량이 368t이었지만 2014년에는 58t, 2015년 11월까지는 40t으로 줄어들었다.

대신 갯장어의 국내 소비가 크게 늘었다. 갯장어를 오랫동안 취급해 온 협진무역 김익수 대표는 "국내 소비가 많아지기 시작한 건 최근 10년 안팎"이라면서 "일제강점기부터 갯장어는 일본 사람들이 전량 다 운반선으로 가져갔는데 80년대 중반 들어서는 국내에서도 먹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갯장어는 과거 뱀을 닮은 모양 때문에 국내에서는 먹기를 꺼려해 일본으로 수출했는데 양식은 없고 낚시로 잡는 자연산이 전부여서 가격이 비싼 편에 속했다. 또한 큰 것은 수출용으로, 작은 것은 내수용으로 풀었는데 최근 어자원 부족 속에 전체적으로 크기가 작아지면서 일본 수출용보다 내수용으로 쓰이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복어, 갯장어와 함께 대표적 일본 수출 생선이었던 병어도 2004년 일본 수출량이 240t이던 것이 2014년에는 8t으로 3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2015년 11월까지의 수출량도 6t으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꾸준히 일본 수출 주요 품목 4위에 올랐던 전복의 경우도 2014년에는 중량 감소와 함께 5위로 밀려났으며, 철갑상어 알인 캐비아도 9위권을 유지하다 2014년도에는 10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정책연구실 장홍석 부연구위원은 "그나마 수출되던 복어마저 엔저 영향으로 최근 2~3년 사이 확연히 줄고 내수로 풀렸다"며 "갯장어 역시 국내 소득 수준 증가와 엔저 영향을 받아 수출이 줄었고, 전체적으로 일본의 젊은 세대들이 구매력을 잃으면서 '고급 어종'에 대한 수요 또한 감소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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