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김종인 선대위원장 영입…내분·安風 정면 돌파 포석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입당인사를 발표한 뒤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박희만 기자 phman@

더불어민주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멘토'이자 안철수 의원의 '정치조언자'인 김종인(76) 전 의원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또 문재인 대표는 선대위가 안정화되는 대로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경제민주화의 아이콘인 김 전 의원 아래 조기선대위 체제로 당을 전환해, 내분을 정면돌파하겠다는 게 문 대표의 구상이다. 또 안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을 견제하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기선대위 전환…총선관리 일임
박 대통령·안철수 의원 멘토 출신
중도보수파·호남 민심 포용 효과
"당 안정화 되면 대표직 사퇴"


문 대표는 14일 오후 국회 당 대표실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김 전 의원의 선대위원장 인선문제를 확정했다. 이어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대위를 조기 출범시키고 김종인 박사를 당 선대위원장으로 모시려고 한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우리 당이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또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해 김 박사의 지혜와 경륜이 꼭 필요하다"며 "빠른시일내에 당내 동의를 진행한 뒤 김 박사를 중심으로 총선 필승을 하고 정권교체까지 바라보는 선대위 구성을 빠르게 마무리해 총선 관리를 맡기겠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여러 번 앞으로 통합의 틀이 마련되면 당대표 직도 내려놓을 수 있다고 말씀드렸으며,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선대위가 안정되는 대로 야권 대통합을 위한 노력을 하고 그 실현을 위해 내려놓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광주 등 호남을 대표하는 공동선대위원장을 추가로 임명하기로 했으며, 천정배 의원과의 야권 대통합도 추진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애초 문 대표는 '김종인-박영선'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를 고려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전 원대대표가 고사하면서, 일단은 김종인 단독 선대위원장 체제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조기선대위 체제로 전환되면 문 대표는 인재영입 등 일상적 당무를 맡게 된다.

문 대표의 김종인 영입과 조기선대위 시 대표직 사퇴 공식화는 상당한 파괴력을 지닌 승부수라는 게 정가의 분석이다. 김 전 의원은 대한민국 초대 대법원장인 가인 김병로 선생의 친손자로, 김병로 선생의 고향은 전북 순창이다. 호남 민심을 달래는 데도 적잖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김종인 전 의원. 박희만 기자 phman@
특히 김 전 의원의 무게감이 상당해, 정치적으로도 성공한 영입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 전 의원은 서강대 교수 출신으로, 6공화국 시절 보사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을 역임했다. 지난 대선 당시엔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 겸 경제민주화추진단장을 맡아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를 도왔다. 또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도 정치적 조언을 해 줄 정도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김 전 의원은 안철수 의원 지지자는 물론 중도보수파들에게도 표의 확장성이 있는 분"이라며 "김 전 의원이 앞으로 나서고 문 대표가 자연스레 2선으로 빠지면 당 내분을 정리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