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도어' 하청업체 선정도 의혹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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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대기업 잇속 챙기기와 특정 하청업체 독식 의혹이 제기된 부산도시철도 스크린도어 설치 사업(본보 지난 13일자 1면 등 보도)과 관련해 대기업의 하청업체 선정 과정에서 입찰이 지나치게 급박하게 진행돼 일부 업체가 참여를 포기하는 등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로템, 일사천리 진행
현장설명회, 당일 오전 통보
1주일 만에 입찰 과정 마쳐
사실상 독점 업체 최종 낙찰


현대로템이 지난해 10월 말 부산교통공사로부터 부산도시철도 11개 역사 스크린도어 설치 사업을 따내고 후속 절차로 하청업체 선정 절차에 들어간 것은 지난해 12월 초였다. 그러나 현대로템이 그 첫 절차인 현장설명회를 열면서 일부 업체에는 설명회 당일인 지난해 12월 3일 오전에 개최 사실을 알린 것으로 확인됐다. 대기업들이 공사 하청업체를 선정할 때는 통상 10~15일 전에 알린다는 점에서 상당히 이례적이다.

현대로템 측 후속 행보도 의문을 낳고 있다. 현대로템 측은 입찰 참가업체들에 10건이 넘는 입찰 관련 서류를 설명회 다음날 바로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입찰 참가업체들이 사업성 검토나 사업 참여의 적절성 등을 검토할 여유조차 주지 않았다.

현대로템은 이어 닷새 후인 12월 8일에 입찰을 진행하고, 이틀 후 일부 업체에 결과를 통보하는 등 입찰 전반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2012년부터 11차례 부산도시철도 스크린도어 설치 사업을 사실상 독점한 업체를 최종 낙찰 업체로 선정, 12월 말 계약을 맺고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현대로템의 입찰 과정을 둘러싸고 업계에서는 다른 기업의 통상적인 입찰 과정과는 달리 지나치게 급박하게 진행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입찰 과정에서 한 업체는 입찰 참여를 포기하기도 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입찰에 나서는 업체가 많은 게 발주하는 입장에서 유리할 텐데 이상하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로템이 부산도시철도의 모듈공법 스크린도어 공사는 처음 실시하면서 짧은 입찰기간에 입찰 참가업체들의 사업 수행 능력이나 시민 안전을 담보할 기술력 등을 제대로 점검했느냐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더구나 부산교통공사도 "입찰을 통해 스크린도어 사업자로 현대로템이 선정됐고, 하청업체 선정에는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스크린도어 사업의 안전 문제는 고려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현대로템 관계자는 "입찰 참가업체들을 대상으로 발주처인 부산교통공사가 제시한 조건에 맞는지를 공정하게 확인했고, 재무건전성이나 해당 공사 실적 등을 검증한 끝에 하청업체를 선정했다. 기업 내부 입찰 규정도 어기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영한·조소희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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