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무용학과… 위기에 선 지역 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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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부산 춤꾼들을 배출해 온 무용학과가 부산지역 대학에서 사라지고 있다. 부산지역 무용계를 이끌 차세대 춤꾼 양성이 힘들어져 부산 춤판도 위기다.

경성대 무용학과는 최근 대학측으로부터 2017학년도에 폐과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올해 신입생 30명 선발을 마지막으로 내년부터 신입생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성대는 다음달 구조조정위원회를 거쳐 폐과 여부를 최종 확정지을 방침이다. 대학 측과 해당 학과는 지난해 △스포츠건강학부 내 무용 전공으로 존치 △무용학과 명칭 변경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논의를 진행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어 논의를 중단했다가 지난해 말 학교 측이 해당학과에 폐과를 통보한 것이다. 1980년 체육무용학과로 개설돼 1982년 무용학과로 독립한 경성대 무용학과는 당초 정원이 40명이었으나, 2012년 30명으로 조정된 바 있다.

경성대 무용학과 결국 폐과
신라대도 존치 여부 논의 중
지역 예술인재 'in 서울' 가속

경성대 관계자는 "학교 전체 정원을 조정하는 차원에서 여러 논의가 이루어졌으며, 해당 학과 문제는 절차가 진행 중인데다 아주 민감한 사안이어서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신라대 역시 무용학과 존치 여부를 논의 중이다. 신라대 무용학과는 1979년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독립 개설된 후 힙합, 댄스스포츠 등 다양한 장르를 도입해 변화를 모색해왔지만 대학 구조조정으로 통폐합을 고민하는 처지가 됐다.

신라대 관계자는 "교육부의 프라임사업이 취업이 잘 되는 학과 위주 개편을 주요 내용으로 하기 때문에 해당 학과와 계속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경성대와 신라대 무용학과가 폐과 수순을 밟게 되면 무용학과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대학은 부산대가 유일하다. 전문가들은 대학이 취업률 때문에 순수예술 관련 학과를 없애 후진을 양성하지 못하면 가뜩이나 힘든 지역 순수예술계의 위기가 심화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무용협회 부산광역시지회 서지영 회장은 "지역 내 무용 인재들을 발굴하고 길러내는 기관이 사라지게 되면 무용계의 'in 서울'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향후 10년 내 국·시립 무용단원을 타 지역 춤꾼들로 채우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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