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불륜 리스크에 '주파수 전쟁' 암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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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혼외자 스캔들을 빚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으로 인해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시장 1위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이 수위를 지키기 위해선 좋은 주파수 확보가 가장 중요한데 그룹 수장의 혼외자, 부인 노소영 씨와의 이혼 논란으로 그룹 전체가 위축돼 곧 벌어질 조 단위 주파수 경매전에서 과감한 투자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10년 먹거리' LTE용 포함
최대 규모 주파수 경매 앞둬

혼외자·이혼 논란 여파에
전략 차질 우려 목소리


13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달 중 LTE용 주파수 5개 대역의 경매안을 마련해 의견 수렴 과정 등을 거쳐 2월에 안을 확정하고 이르면 3, 4월 주파수를 경매할 방침이다.

2011년 경매에서는 SK텔레콤과 KT가 붙어 9천950억 원에, 2013년에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맞붙어 1조 500억 원에 좋은 주파수 대역을 SK텔레콤이 모두 가져갔다. 당시에도 통신 3사는 2조 5천억여 원을 주파수 구입에 썼다.

이번 경매는 총 5개 블록, 140㎒ 폭으로 이전 경매보다 많은 매물이 나오는데다 LTE를 위한 황금 주파수 대역도 있다.

통신업계에서는 향후 10년 먹거리라는 이번 주파수 경매는 최소 3조 원에서 최대 5조 원 가까운 돈이 투입될 '사상 최대 돈 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워낙에 큰돈이 오가는 경매전이어서 이에 나서는 최고경영자들의 결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제는 SK텔레콤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경영에 복귀한 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를 발표하는 등 그룹 계열사의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는 스타일을 고수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스캔들로 인해 위축될 경우 주력 계열사들의 경영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며 "만약 SK텔레콤이 투자에 소극적으로 나서 핵심 주파수를 타사에 빼앗기게 되면 시장 1위 위상도 흔들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임기 마지막 해인 황창규 KT 회장은 연임을 위해 총력전에 나선다. 황 회장은 지난 4일 신년 간담회에서 "KT는 지난 주파수 경매에서 '뼈저린 경험'을 했다"며 "이번엔 가장 경쟁력 있는 주파수를 가질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3위 LG유플러스는 LG그룹 내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던 권영수 부회장을 지난해 말 새로운 최고책임자로 영입해 전면전에 나설 태세다.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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