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함으로, 진정한 자유의 의미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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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영(50) 시인이 첫 산문집 '아나키스트의 애인'(푸른사상·사진)을 펴냈다.

"독자들과 삶의 흔적을 공유하며 소통하고 싶었다"는 김 시인은 "막상 책을 내고 난 뒤 '산후 우울증'을 앓는 기분"이라고 했다. 김 시인은 "예전에 썼던 칼럼을 다시 만지는 과정은, 시어(詩語)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과는 또 다른 강렬한 순간이었다"며 "처음 산문집을 손에 들면서 지난 10년간 글로 남긴 삶의 흔적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다"고 말했다.

김혜영 시인 첫 산문집
'아나키스트의 애인' 출간


김 시인이 만난 '강렬함'은 첫 장부터 전해진다. 표제작이기도 한 '아나키스트, 박열의 애인'은 일본 왕을 암살하려 했던 독립운동가 박열의 애인이자 사상적 동지인 가네코 후미코를 다루고 있다. 일본인이면서 학대받는 조선인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을 보여준 가네코 후미코의 비극적인 생을 다루며 김 시인은 진정한 자유의 의미를 되묻는다.

3부로 나뉜 책을 통해 김 시인은 정치, 사회, 문학, 예술뿐만 아니라 신춘문예까지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사유의 폭을 넓히고 있다.

그렇다고 무거운 주제만 다룬 것은 아니다. 힘든 워킹맘 생활에 우렁각시가 아닌 '우렁신랑'을 기대('우렁신랑이 차리는 저녁')하거나 늦둥이 아이로부터 받은 성탄 선물에 입이 귀에 걸린 채 기뻐하기도('북극에서 온 쿠키') 하는 등 소소한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글도 많다.

책 곳곳에 실린 화가 서승은의 그림 역시 김 시인의 글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어 시선을 모은다.

윤여진 기자 only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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