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센터서 폭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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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부산 A지역아동센터에 근무했던 교사 B 씨. 그는 과거 자신이 근무했던 지역아동센터에서의 일만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떨린다.

B 씨는 최근 "C 시설장이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에게 1년 넘게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부산 지역 센터 전 교사
"시설장, 정서 학대" 주장
조사기관은 "증거불충분"


B 씨에 따르면 D 양은 때때로 간질 증세를 보여 왔다. 2014년 8월 14일, 비가 오는 날이었다. 수업을 받던 도중 D 양이 갑자기 괴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C 씨는 D 양을 교실 앞으로 불러낸 뒤 우산으로 머리와 등을 수차례 때렸다. 당시 그 자리에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파견교사 B 씨와 멘토링 봉사활동 중이던 대학생도 함께 있었다.

B 씨는 "C 시설장이 이후에도 1년 넘게 아이들을 상대로 폭언하는 등 정서적인 학대를 가했다"고 주장했다. B 씨는 이 같은 사실을 지난해 12월 지역아동센터가 소속된 복지관과 모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에 신고했다.

그러나 아동폭력 사실을 조사한 아동보호전문기관 측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처벌 없이 해당 기관에 대한 모니터링 결정을 내렸다. 기관 관계자는 "폭행 직후 신고가 이뤄지지 않아 객관적인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면서 "피해 아동들도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B 씨는 "폭행과 폭언을 당한 아이들 대부분은 센터에 계속 다녀야 하는 저소득층, 결손가정 아이들이라 결국 '안 맞았다'고 진술을 번복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B 씨는 또 "아동폭력 장면을 직접 목격한 사람이 신고했는데도, 폭행 즉시 신고하지 않아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해당기관에 모니터링 결정만 내리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재조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C 시설장은 "1년도 훨씬 전이라 기억도 안 나는데, 갑자기 이제 와서 아동폭력이라며 신고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려고도 했지만, 기관에 오는 타격이 너무 클까 봐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부 시설장들의 비인격적 행동으로 인해 지역아동센터에 부정적인 인상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다. 부산의 한 지역아동센터 파견교사는 "일부 아이들은 그냥 밥 먹으러 오는 '식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부산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근무하는 D 씨는 "일부 지역아동센터에서 책 모서리로 아이들을 때리거나, 장애 아동에게 학대 아닌 학대를 가하는 곳도 있었다"면서 "일부 관계자들의 전횡으로 인해 지역아동센터에 대해 잘못된 이미지가 덧씌워지진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민소영 기자 miss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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