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업체 경영난, 회원 등 수백억 피해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에 본사를 둔 미용업체가 경영난을 겪으면서 일부 매장이 문을 닫아 회원권을 구매한 소비자들과 해당 업체에 거액을 들인 투자자들이 수백억 원대의 피해를 보게 생겼다.

일부 투자자들은 경찰 고소로 법적대응에 나섰지만 이들의 피해가 구제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마사지·헤어숍 의류매장 등
부산 본사, 전국 100곳 운영
마사지숍 등 일부 매장 폐업

투자자들 "700억 피해" 고소
수백만 원 회원권 피해 잇달아


울산에 살고 있는 김 모(48·여) 씨는 11일 오전 회원으로 등록돼 있는 마사지숍으로부터 "매장 사정으로 인해 영업을 할 수 없으니 개별 환불을 받으라"는 문자 안내를 받았다. 김 씨는 지난해 10월 해당 마사지숍에서 마사지 40회 조건으로 신용카드로 200만 원을 결제한 상태였다. 당황한 김 씨는 즉시 마사지숍으로 달려갔지만 마사지숍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김 씨 등 피해자들에 따르면 A사가 운영 중인 마사지숍, 헤어숍, 의류 매장은 부산과 울산을 포함해 전국에 100여 개 이상 퍼져 있다.

특히 마사지숍의 경우 200만 원, 300만 원을 한꺼번에 내고 회원으로 등록하는 사례가 많아 이와 유사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씨는 "환불을 받으라고 해 놓고 연락은 안 되고, 매장 문도 닫아 놓고 있으니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피해자들을 모아 경찰 고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사지숍 소비자들 외에 A사 투자자들도 투자 원금을 떼일 상황이라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이들은 지인들의 소개로 A사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고, 매달 투자금의 3.5%를 배당금으로 받는 조건으로 많게는 수억 원씩 A사에 건넸다. 하지만 A사가 경영난에 빠지면서 지난해 연말부터 배당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들은 피해액만 700억 원대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급기야 투자자들은 이달 초 A사 관계자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A사는 지난 5일 부산 해운대 본점에서 투자자와 매장 운영자들을 모아 놓고 회사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경영 정상화를 다짐했지만 현재까지 진척된 내용은 없는 상황이다.

매장 운영을 하고 있는 한 투자자는 "A사가 지급해야 할 매장 유지관리비와 직원 월급도 끊긴 판국에 지난 5일 설명회 때는 정상적인 매장 운영을 부탁하니 기가 찼다"면서 "투자 수익도 필요없고 원금이나 돌려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해운대경찰서 관계자는 "수사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결과에 대해서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면서 "일단 투자자와 소비자들을 불러 이들의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 이 기사는 이주현 씨 등 2명의 독자 제보로 취재·보도하게 되었습니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