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 한진重 "팔릴 자산 다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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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 자금난에 몰려 채권단 자율협약(채권금융기관 공동 관리)을 신청한 한진중공업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분주하다.

11일 조선업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한진중공업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1조 6천억 원이고, 이번 자율협약 신청은 운영자금 2천억 원을 마련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3천억 동서울터미널 부지
대륜발전 등 처분 계획

인천 북항 땅도 매각 가속도
"재무구조 개선 위한 조치"

그러나 한진중공업이 처분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인천 북항 배후부지와 동서울터미널 건물 및 토지 등 2조 4천억 원에 달한다. 또 부동산 외에 선박 판매 대금, 건설 부문에서 유입되는 현금도 어느 정도 자금난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진중공업은 자율협약과 별개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우선 비교적 처분이 용이한 동서울터미널 부지 매각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동서울터미널의 매각 가격은 현재 장부가로 3천억 원으로 추산된다. 한진중공업은 동서울터미널을 민자 역사로 만들어 가치를 높인 후 매각할 계획이었지만,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곧바로 매각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한진중공업은 계열사 지분 매각도 병행 추진할 방침이다. 한진중공업과 도시가스업체인 계열사 대륜E&S는 대륜발전(민자 발전)과 별내에너지(집단에너지) 지분을 각각 27.1%, 50.0% 씩 똑같이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를 합친 매각 대금은 부채를 포함해 9천억 원 수준이다.

이와 함께 2013년부터 진행해 오고 있는 48만 평에 달하는 인천 북항 배후부지 매각에도 한층 박차를 가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중공업은 2011년 극심한 노사 분규 이후 경영 정상화 차원에서 각종 자산을 매각하는 등 꾸준히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다. 부산 서구 암남동 부지(594억 원)와 서울 및 부산 사옥(1천497억 원) 매각에 이어, 인천 석남동(2천364억 원)과 원창동(2천166억 원)의 북항 배후부지 일부를 처분하는 등 최근 1년 사이 매각한 자산만도 6천621억 원에 달한다.

한진중공업은 이를 통해 지난해에만 3천700억 원가량의 공모사채를 상환하는 등 회사채를 전량 털어내기도 했다.

관련 업계는 한진중공업이 비록 채권단 공동 관리 수순에 들어갔으나 전반적인 재무 상태가 개선되고 있는데다, 자산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현재의 재무 리스크를 해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자율협약 절차와 별개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이른 시일 내에 현금화가 용이한 자산을 중심으로 매각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나갈 계획"이라며 "어떤 자산을 어느 정도 수준에서 처분할지는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한진중공업의 자율협약 실시에 대한 논의 절차에 돌입, 늦어도 오는 15일까지 자율협약 개시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다.

박진국·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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