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실리콘밸리, 패스파인더] 칸막이 없는 '열린 공간'… 아이디어 나누고 꿈도 키우고
'패스파인더(pathfinder)'. 우리말로는 길잡이, 선구자, 개척자. 부산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학교 앞에 새로 생긴 공간의 이름이다.
이곳에선 부산에서 날고 긴다는 스타트업(startup·신생 기업)이 모여 미래를 설계한다. 스타트업의 산실인 미국 실리콘밸리를 본떠 만든 공동 작업 공간이다. 스타트업과 예비 스타트업, 학생이 한 데 어울려 시너지를 내는 곳이다. 이곳에 입주한 스타트업 대표는 모두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젊은 피다. 이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취업이 전부는 아니라고, 취업 말고 창업이라는 길도 있다고.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곧 창업의 길에 뛰어들 후배를 응원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패스파인더'를 찾았다.
■부산의 실리콘밸리
부산대 앞 치킨집 개조해 8일 오픈
신생 기업 4팀·대학 동아리 1팀 입주
청년 기업인 '창업 산파 역할' 기대
'패스파인더'는 모바일 유틸리티 앱 제작 스타트업 '페이보리(Favorie)' 김광휘(30) 공동대표가 꿈꾸던 공간이다. 예비 창업자였던 김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면서 4차례나 미국 실리콘밸리에 몇 개월씩 단기 체류한 경험이 있다. 그곳에서 영감을 받았다. 호텔 종업원도 학생도 스타트업 직원을 겸했다. 막 시동을 건 스타트업 직원이 구글 직원보다 월급을 더 많이 받는 일은 흔했다. 그만큼 스타트업 생태계가 탄탄하다는 뜻이다. 김 대표는 "실리콘밸리에서는 카페에 가면 개발자, 투자자, 디자이너가 한 데 뒤섞여 회의하고 때로는 전혀 모르는 옆 테이블 사람에게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며 "스타트업으로 돈을 많이 벌면 꼭 공동 작업 공간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는데, 막상 스타트업을 시작해보니 돈을 많이 안 벌어도 가능할 것 같아 시작했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원래 '패스파인더'가 생기기 전 닭집이었던 공간은 스타트업이 모여 아이디어를 공유하기에 좋은 곳으로 탈바꿈했다. 닭집을 스타트업 사무실로 만드는데 든 리모델링 비용은 온라인 펀딩으로 일부를 충당했다. 3주 만에 목표액인 1천만 원이 넘었다. 유명 스타트업 대표가 200만 원을 냈고, 그 외 약 50 명이 소액을 후원했다. 부산 스타트업을 응원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읽히는 대목이다.
'패스파인더'에는 스타트업 4팀과 대학 동아리 1팀이 입주했다. '페이보리'를 필두로 부산사람도서관 '위즈돔', 법과 IT의 결합을 모토로 하는 '로아팩토리', 렌터카 중계서비스 '렌고'와 부산대 정보컴퓨터공학과 동아리 '언톡(untoC)'이다.
■소통 쉬운 열린 공간
사진은 '패스파인더' 전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