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파인더의 스타트업 4팀] 창업으로 취업 고민 끝…"우리들의 꿈은 무한도전!"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페이보리' 김광휘(왼쪽 두 번째) 대표와 동료.

■생활의 문제 해결하는 '페이보리'

톡톡 튀는 아이디어에 착안
시간 관리 앱 'AT' 등 개발

'패스파인더'의 산파는 '페이보리(Favorie)'다. '페이버릿(favorite)'에서 't'를 뺀, 사람들이 좋아하고 필요한 것을 만들겠다는 포부로 세운 회사다.

김광휘(30) 대표가 사업하는 이유도 독특했다. 이윤을 창출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기업의 존재 이유와는 달랐다.

그는 "세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즐겁고 세상이 필요로 하는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이윤도 따라올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페이보리'가 만든 앱은 생활의 소소한 문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탄생했다.

지난해 5월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산업진흥원이 공동 주최한 '제1회 소프트웨어 융합 해커톤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삼김구출 대작전'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편의점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삼각김밥을 버리는 점에서 착안했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삼각김밥의 가격이 실시간으로 떨어지는 것을 공유해 앱 이용자가 구매할 수 있게 만든 서비스다.

판매자는 삼각김밥을 버리지 않아서 좋고, 구매자는 싼 가격에 살 수 있어 이득이다.

이외에도 시간 관리 앱 'AT(에이티)', SNS(사회관계망서비스)상에 올린 사진을 한 번에 모아서 볼 수 있는 사진 관리 앱 'Pickly(픽리)', 해외시장을 목표로 개발 중인 소설 이어쓰기 'Novelist(노벨리스트)'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앱을 개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학교 동아리 '언톡'을 입주시킨 것은 꼭 취업이 아니라도 이렇게 사는 방법도 있다는 선택지를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 크다"며 "앞으로 '패스파인더'를 부산 스타트업이 다 같이 잘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부산사람도서관 '위즈돔'

'위즈돔'의 백정훈(왼쪽) 매니저와 동료.
만나고 싶은 사람들 주선
'사람 책'으로 경험 등 공유


350만 부산 시민의 '사람 책'을 꿈꾸는 스타트업이 있다. 부산사람도서관 '위즈돔(wisdome)'이다. 4년 전 서울에서 시작해 2014년 10월 부산에도 사람도서관이 생겼다.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시작했다.

지금까지 '위즈돔'을 통해 성사된 '만남'은 모두 300여 건에 달한다.

지금도 일주일에 4~5건의 크고 작은 '만남'이 개설된다. 유명인이 아닌 일반 시민이라도 누구나 '사람 책'이 되어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나눌 수 있다는 가치를 공유한다. 캘리그래피를 가르치는 강사라면 자신의 공방에서 모임을 열고, 관심 있는 사람이 참여하는 식이다.

혹은 자전거로 세계 일주한 사람이 카페에서 '만남'을 열기도 한다.

1명의 '사람 책'과 테이블 하나 정도에 둘러앉을 수 있는 사람이 모여 경험을 나누는 형태다.

때로는 산책 형식으로 '만남'이 성사되는 등 방식은 다양하다. 이 과정에서 '위즈돔'은 참가비 중 일정액의 수수료를 받는 식으로 수익 모델을 만들었다.

부산사람도서관 '위즈돔' 백정훈(27) 매니저는 "'패스파인더'의 지향점과 결국은 만난다고 생각한다"면서 "사람마다 살면서 쌓아온 경험과 지혜가 분명히 있는데 '패스파인더'가 스타트업의 인력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려는 점과 결국은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영향을 받고 좋은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부산 시민 모두가 '사람 책'이 되는 날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법과 IT결합 '로아팩토리'
'로아팩토리' 이영준(왼쪽 두 번째)대표와 동료.
법학 전공 고시생이 앱 개발
원하는 변호사 검색 서비스


'법과 IT 기술을 결합해 생활 속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까?' 로아팩토리 이영준(28) 대표가 창업하기 전에 떠올린 의문이다.

이 대표는 법학을 전공하고 행정고시를 준비하던 평범한 고시생이었다.

고시에 합격해 공직자가 된 주변 지인을 둘러보며 "과연 내가 이 일을 하면서 행복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고시를 그만두고 은행이나 대기업에 취업한 선배나 친구를 봐도 마찬가지였다. 평소 IT 기술에 관심이 많아 앱을 만드는 동아리에 가입했고, 앱을 만들다 보니 전공을 살려 스타트업까지 시작하게 됐다.

이 대표는 "법대를 들어가면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말을 제일 처음 배운다"면서 "권리 침해를 당했을 때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개인의 책임을 강조한 말인데, 권리 위에 잠자게 하는 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래서 만든 것이 앱 '인투로(intolaw)'다. 법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생겼을 때 딱 맞는 변호사를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의뢰인은 변호사 경력과 전문성을 한눈에 검색하고, 변호사는 광고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외에도 로아팩토리는 계약서 작성 앱 '오키도키' 등 법과 IT를 결합한 앱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을 시작하면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고 했다.

그는 "'패스파인더'에서 다른 스타트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창업을 꿈꾸는 청년이 있다면 무조건 창업에 뛰어드는 것보다 취직을 해보는 것도 좋고 준비 시간을 많이 두라고 권한다"고 말했다.

■쉬는 차 당일 중계 서비스 '렌고'
렌터카 중계서비스 '렌고'의 이승원(왼쪽) 대표와 동료.
부산 8개 렌터카 업체 연합
급하게 차 필요할 때 빌려줘

렌터카를 당일 클릭 한 번으로 예약할 수는 없을까? 이 같은 고민에서 탄생한 것이 '렌고(rengo.co.kr)'다.

시간 단위로 차를 공유한다는 개념의 '카셰어링'과는 조금 다르다. '카셰어링'은 시간 단위로 차량을 빌린다는 장점이 크지만, 무인으로 운영돼 차량 정비나 청소를 자주 못 해 서비스 질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렌고'는 부산 8개 중·소규모 렌터카 업체가 연합해 급하게 차량이 필요할 때 렌터카를 빌릴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기존 렌터카의 단점을 보완해 가까운 도시철도역으로 무료 배·회차 서비스도 한다.

'렌고' 이승원(33) 대표는 "24시간 이상 대여를 할 때는 카셰어링보다 렌터카가 저렴하고, 차량 선택 폭도 넓다"며 "'데일리호텔'이나 '호텔나우'가 당일 호텔을 할인해서 중계한다면 '렌고'는 당일 쉬는 렌터카를 싸게 소비자와 연결해준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일본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5년간 일본 화학 회사에서 해외영업을 한 경험이 있다.

이후 집안에서 하던 렌터카 사업을 경영하다 아이디어를 얻어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입주한 다른 스타트업과 달리 이 대표는 '패스파인더'를 최대한 빨리 졸업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우리 회사 16년 차 개발자와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초보 개발자가 함께 기술과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패스파인더' 입주는 잘한 결정"이라면서도 "회사가 성장해서 당당하게 '패스파인더'를 떠나는 날을 꿈꾼다"고 말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사진=김병집 기자 bjk@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