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부산, 신규 아파트 2만 8천여 세대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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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부산에 신규 아파트 2만 8천여 세대가 쏟아진다. 이는 부산에서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물량이다. 가계대출 규제와 고(高)분양가 부담으로 부동산 열기가 주춤거리는 데다 최근 3년간 입주 물량이 6만여 세대에 달해 공급 과잉론까지 흘러나오는 상황이어서 향후 분양률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부동산업계와 건설업계는 1~2월에 선뵈는 4천 300여 세대 분양 성적이 올해 부동산 경기의 시금석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2월 분양 결과에 따라 향후 분양 일정이 그대로 진행될지 연기될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올해 33개 단지 분양 예정
최대 물량 2014년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아

가계대출 규제 부담 여파
공급과잉론까지 겹쳐
물량 소화 우려 목소리도

4천300여 세대 집중
비수기 1~2월 분양 성적
향후 분양일정 좌우 전망


■2014년 이후 두 번째 많은 물량

부동산전문업체 솔렉스마케팅 부산지사는 6일 "2016년 분양 예정인 단지는 총 33개 단지 2만 8천279세대"라고 밝혔다. 시기별로는 상반기에 18개 단지 1만 1천635세대가, 하반기에 15개 단지 1만 6천644세대가 공급된다.

이 같은 물량은 부산 역대 최대 물량이 나왔던 2014년(2만 9천554세대)에 버금간다. 광풍에 가까웠던 지난해(2만 1천888세대)보다 6천 세대 이상 많다.

분양 물량도 분양 비수기로 분류되는 1~2월에 집중됐다. 8개 단지 4천356세대가 분양을 앞둔 상태다.

1월엔 부산 대표 중견 건설사인 동원개발이 금정구에 '온천장역 동원비스타'(201세대)와 해운대구에 '해운대 비스타동원'(540세대)을 내놓는다. 이진종합건설도 서구에 '송도 이진베이시티'(1천368세대)를 공급할 예정. 2월엔 대림산업이 동구에 'e편한세상 초량'(752세대)을, 현대엔지니어링이 동래구에 '명륜 힐스테이트'(493세대)를 선뵌다.

공급 예정 물량 중엔 1천 세대 이상 대규모 단지도 눈에 띈다. 포스코건설이 3월 연제구 연산2구역 재개발 현장에 1천71세대를, 협성건설은 9월 사상구에 2천 세대급 '부산 학장 휴포레'를 분양한다. 삼성물산도 10월 동래구 온천2구역 재개발 현장에 3천853세대를 공급한다. 이밖에 부산진구 '연지 꿈에그린'(1천113세대)과 연제구 연산 3구역 재개발 아파트(1천663세대)도 분양 채비를 갖추고 있다.

■위축된 분양 시장 분위기

건설사들의 물량 공세가 예정됐지만 시장 분위기는 지난해와 다르다. 2014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조기 완판 행진이 지난달부터 다소 꺾이면서 '묻지마식 청약'도 진정되는 탓에 물량 소화 가능성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적잖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 외부 요인들도 악재가 많다. 대표적인 게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다. 원리금 동시상환으로 인한 투자자 실종과 실수요자 감소가 예상된다. 지방의 경우 대출 규제가 오는 5월부터 적용되지만 그 여파가 상반기 나타날 공산이 커 예정된 분양 물량이 상당수 연기될 가능성이 많다.

또 다른 악재는 금리 인상이다.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0.25% 인상한 미국이 상반기 내 추가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서다. 우리나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동반 상승할 소지가 크다.

부산일보부동산센터 이영래 센터장은 "올해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 상환"이라며 "기존 아파트 매매·전세 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이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신규 아파트의 경우 원리금 상환 대상에서 빠져있기는 하지만 기존 주택 소유자들이 주택을 처분하지 못할 경우 신규 물량을 분양받더라도 이동이 어려진다면 시장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것.

■1~2월 분양률 촉각

이런 흐름 속에서 부동산업계와 건설업계는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8개 단지 4천356세대가 공급되는 1~2월 분양 결과에 시선이 꽂힌 상태다. 이 단지들의 분양 성적이 올해 부동산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동의대 재무부동산학과 강정규 교수는 "지난달 지정계약을 진행한 2개 단지의 분양률이 40% 안팎에 머물며 분양 시장이 겨울날씨만큼 차가워지고 있는 모양새"라며 "1~2월 분양 성적이 지난해의 열기가 이어질지, 시장 침체로 국면이 전환될지 판가름하는 잣대"라고 전했다.

건설사들은 일단 관망세다. 1~2월 분양률을 지켜본 후 향후 분양 물량과 시기를 조정하겠다는 것. 부산의 한 중견건설사 대표는 "지난해 공급 물량이 2만 세대를 넘어 실거주 수요자와 투자 수요자 모두 시장 변화를 예의주시할 가능성이 높다"며 "본격적인 이사 수요가 몰리는 3월이 되면 시장 불확실성 해소 여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연말 부동산114가 실시한 '2016년 상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43.9%가 '경기 하락'을 점쳤다. 그 요인으로는 '주택 수요 대비 공급 물량 증가로 인한 수급 불균형 지속'(32.1%)과 '경제성장률 둔화 등 경기불확실성 지속'(27.5%)을 꼽았다.

임태섭·김한수 기자 tsl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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