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항 반나절 지나도록 공항공사는 "정상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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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진에어 항공기가 출입문 이상으로 회항한 사건(본보 4일 자 1면 등 보도)과 관련해 공항의 항공기 입·출국과 공항 운영을 총괄하는 공항공사 항무통제실은 회항 13시간이 지나서야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자체도 문제지만 대처 과정에서 항공사와 공항공사 간의 의사소통에도 심각한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본보 취재진이 지난 3일 오전 10시께 한국공항공사 부산본부 항무통제실에 LJ038편의 운항 여부를 확인한 결과, 통제실 담당자는 "항공사 측에 따르면 앞문 정비로 인한 지연이라고 알고 있다"고 항공기가 도착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항공기가 1시간 10분간 공포의 비행 후 회항했다는 사실을 통제실에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정비 지연으로 통보 받아"
공사, 회항 사실 파악 못 해

진에어 "메일로 회항 통보"
허술한 관제구조 우려 수준


통제실은 이날 오후 3시께 회항 항공기의 연결편을 확인하다가 항공기가 세부 상공에서 회항한 사실을 알았다고 밝혔다. 회항한 지 13시간이 지난 시간이었다.

통제실은 항공사로부터 회항 사실을 통보받지 못했다는 입장이지만, 진에어 측의 주장은 달랐다. 통제실에 회항 사실을 당일 오전에 통보했다는 것이다. 진에어 측은 "공항공사 통제실이 오전 8시 30분께 항공사에 전화를 걸어 왔을때 항공사 직원은 '세부에 비행기가 회항해 정비 중'이라고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항공사와 운항 상황을 확인해야 할 통제실이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는 모습은 '책임 떠넘기기'와 공항 전반의 '의사소통 부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항공 전문가는 "항공사 측이 회항 사실을 은폐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운항 중 항공기 위험 상황을 김해공항 항무통제실에서 파악할 수 없는 구조도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를 증명하듯 3일 오전 10시께 일반인들이 비행기 운항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한국공항공사 '실시간 운항 현황' 웹사이트에는 항공기가 오전 5시 40분께 정상 도착한 것으로 표시됐다. 정상 운항했을 경우 도착 시간 오전 6시 5분보다 27분 이른 시간이었다. 비행기는 도착하지도 않았지만 출구까지 배정돼 있었다.

승객의 가족이나 시민들은 공항공사 홈페이지에서조차 상황을 파악할 수 없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왜 그렇게 표시가 되었는지 모르겠다"며 "확인해 보겠다"고 해명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항공사가 출발 상황이나 지연, 결항 이유 등을 말해주지 않으면 공항공사에서는 알 길이 없는 것이 현재 구조다"며 "긴밀한 의사소통이 돼야 안전이나 고객 서비스에 문제가 없을 텐데 이번 사건을 보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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