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D-100 여론 조사] 누적된 정치권 불신… '물갈이' 통한 새 인물 기대심리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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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의 민심은 20대 총선에서 지역구 현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물갈이에 힘을 실었다.

이번 조사에서 "지역구 현역 의원이 총선에 다시 출마할 경우 당선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교체되기를 바라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재지지' 비율이 '교체' 비율을 웃도는 지역은 영도(새누리당 김무성), 부산진갑(나성린), 북·강서갑(박민식), 금정(김세연), 사하을(더불어민주당 조경태) 등 5곳에 불과했다.

선거구 획정 불발에 실망감
의정활동은 큰 영향 못 미쳐
부산 50.2% "현역의원 교체"


현역 의원이 출마하지 않는 사하갑과 사상을 제외한 16개 선거구 가운데 무려 11곳에서 현역의원을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일찌감치 나돈 중·동구를 제외하더라도 전체 지역구의 2/3에서 교체 비율이 재지지 비율보다 높았다.

지난해 12월 임시국회가 주요 쟁점법안 및 선거구 획정안을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 조사가 실시돼 여야에 대한 실망감이 극에 달한 점이 반영됐다고 볼수 있다.

또 지역현안 해결에 대한 불만과 해당 유권자들과의 불통 문제 등도 현역 의원 교체 비율은 높이는데 상당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이한 것은 현역의원의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와 재지지에 대한 여론이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나타내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의정활동이 지역구 현역의원의 교체지수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부산 전체 평균치를 놓고 보면 지역구 현역 의원 교체를 바라는 비율은 50.2%였지만 실제로 의정활동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의 비율은 41%로 훨씬 낮게 나타난 것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민경일 실장은 "현역 의원들의 의정활동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높았음에도 유권자들이 이들의 교체를 원하는 것은 기성 정치권 및 정치인에 대한 불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인물과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심리가 반영된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교체지수가 낮은 현역 의원 지역구에는 비교적 예비후보자 등록이 적었다는 것이다. 현재 북·강서갑, 금정, 남구갑, 사하을 등에서는 현역의원에 맞서는 같은 당 소속 예비후보가 없는 상황이다.

반면 부산진을, 해운대기장갑·을, 동래, 연제, 서구 등에서는 다수의 예비후보가 등록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현역 의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한편 북·강서갑(55.4%)과 금정(50.1%)의 경우 새누리당 지지도가 부산 전체 평균(58.1%) 보다 낮음에도 불구하고 현역 의원 재지지 비율은 오히려 높아 '개인기'가 정당 인기를 웃돌았다고 볼 수 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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