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또 '오너 악재'… 지배구조 영향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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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함께 있던 모습(사진 왼쪽)과 최 회장이 최근 신변 관련 내용을 고백한 편지. 연합뉴스

최태원-노소영, 두 사람의 이혼 여부가 SK의 지배구조에 미칠 파급력은 어느 정도일까?

재벌가 최대 규모의 재산 분할로 이어질 개연성이 충분해 증권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태원 회장 '내연녀' 고백
횡령 이어 기업 이미지 실추

최 회장 4조 규모 자본 소유
이혼 땐 재계 최대 재산분할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최태원 SK 회장이 재산 분할 과정에서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지주사인 SK 지분 일부를 떼어주고, 그로 인해 그룹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재벌닷컴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SK 23.4%, SK케미칼 0.05%, SK케미칼우 3.11%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이 보유한 이들 계열사 지분 가치는 총 4조 1천942억 원에 이른다.

노 관장은 현재 SK 0.01%(21억 9천만 원), SK이노베이션 0.01%(10억 5천만 원) 등 32억 4천만 원어치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노 관장의 보유 지분 자체는 그룹 지배력에 영향을 미칠 수준이 아니다.

그러나 노 관장이 재산 분할을 할 때 현금이나 다른 자산보다 그룹 성장 과정의 기여도를 주장하며 SK텔레콤 등의 지분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의 관측이다.

SK그룹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퇴임 이듬해인 1994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했다. 특히 법적으로도 결혼 이후 형성된 재산을 절반으로 나눠야 하는 만큼 최 회장이 이혼한다면 그 백정에서 상당한 재산을 노 관장에게 떼어줘야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내연녀 스캔들'이 터지면서 부정적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해군사관후보생에 지원해 최근 임관한 차녀 민정 씨에 힘입어 우호적이었던 여론은 싸늘하게 돌아섰다. 인터넷에는 "민정 씨 땜에 석방(출소)된 거나 다름없는데…", "딸이 열심히 이미지 올려놓았더니 아버지란 놈이 다 말아먹네"라는 등의 비난글이 쏟아졌다.

SK그룹 임직원들도 최 회장이 광복절 특사로 출소한 지 넉 달 만에 스캔들이 불거지자 향후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최 회장이 출소 이후 기부는 물론 청년창업 지원 등을 하며 기업 이미지를 높이려 애써 왔으나 물거품이 됐다"는 자탄의 소리도 들렸다.

재계에선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 못잖은 악재라면서 "기업 이미지가 오너 리스크 때문에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28일 모 언론사에 전후 사정을 담은 A4지 3장 분량의 고백 편지를 보냈다.

그는 "(부인 노소영 관장과) 이혼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던 중에 우연히 마음의 위로가 되는 한 사람을 만났다"며 "수년 전 여름에 그 사람과의 사이에 아이가 태어났다"고 밝혔다. 아이는 6살 난 딸이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미국 시카고대 유학 시절에 만나 노 관장의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취임한 후인 1988년에 결혼식을 올렸으나 10여 년 전에 불화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환 기자 jhwa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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