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운동 이렇게] 고혈압 환자 새벽운동, 안 좋다고 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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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를 좋아하는 김상훈(48) 씨. 며칠 전 일을 생각하면 등에서 식은땀이 흐른다. 모처럼의 겨울 라운딩. 찬 바람에도 공은 쭉쭉 뻗어 갔다. 흥이 오른 김 씨. 그런데, 스윙하다 갑자기 가슴에 타는 듯한 통증이 밀려왔다. 심장이 제멋대로 뛰는 듯, 하늘이 노래지고 숨쉬기도 곤란할 정도였다. 그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후 그는 골프장을 찾기가 두려워졌다. 평소 별다른 증상이 없었는데 스윙이나 호흡 한 번 잘못에 갑자기 그런 통증이 엄습하다니….

동아대병원 심장내과 김무현 교수는 "겨울철의 운동은 심혈관질환자에게 특히 위험할 수 있고,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이른 아침 운동 땐 혈관 수축
심근경색·뇌졸중 부를 수도

준비운동 평소의 배 이상 '꼭'
가슴 통증 있으면 즉시 중단
운동 강도는 평소의 70% 수준

■겨울철 새벽 운동은 금물

혈압은 계절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기온이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하고 심장은 전신에 피를 보내기 위해 평소보다 더 큰 압력을 가한다. 그러면 혈압은 올라간다. 정상 혈압을 보이는 사람도 기온이 1도 내려가면 수축기 혈압은 1.3㎜Hg 정도 올라간다. 즉, 기온이 10도 내려가면 혈압은 13㎜Hg 올라가게 된다.

김 교수는 "실제로 지난 30여 년에 걸친 자료를 토대로 한 노르웨이 보고에 따르면 겨울철에 심근경색의 빈도가 11% 증가한다"고 밝혔다.

같은 겨울이라도 더 추운 시간대에 심혈관질환의 위험은 더 커진다. 실제로 심근경색증은 이른 아침 교감신경이 갑자기 활성화되고 혈압이 높아지는 오전 시간대에 발병빈도가 가장 높고, 뇌졸중의 발병도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 따라서 겨울철 새벽 운동은 삼가야 한다. 고혈압,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절대 금물이다.

■운동 전 몸 상태를 체크하자

아침에 일어나 안정된 상태에서 맥박을 재봐야 한다. 분당 맥박이 80회 이상이면 주의해야 하고, 100회 이상이면 운동을 하지 않는 게 안전하다.

뇌졸중 환자의 이상적인 운동강도는 최대심박 수의 60~70% 정도가 적당하다. 최대심박 수란 심장에 어떠한 문제도 발생하지 않고 본인이 도달할 수 있는 최대 심박 수를 말한다. 이는 운동 부하 검사를 통하여 알 수 있다. 만약 최대 심박 수가 분당 175회라면 175×0.6(또는 0.7), 즉 분당 105회(또는 123회)가 운동시 적정 목표심박 수다. 이 정도의 심박 수를 유지해야만 혈압의 조절과 심혈관계에 도움을 줄 수 있고 운동의 효과도 높일 수 있다.

운동부하 검사를 할 수 없을 경우에는 어떻게 할까. 보통 220에서 자기 나이를 빼는 공식으로서 최대심박 수를 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40세라면 '220-40', 즉 분당 180회가 최대심박 수인 셈이다. 심박 수를 측정하는 방법으로는 둘째손가락과 셋째손가락으로 손목 부위의 요골동맥과 목 부위의 경동맥을 촉진하면 쉽게 알 수 있다.

■준비운동은 평소보다 배 이상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 불안정형 협심증, 심근경색증이나 뇌출혈 등이 자주 발생하게 된다. 따뜻한 잠자리에서 일어나 갑자기 밖의 찬바람을 쐬게 될 때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심장과 폐가 추위와 운동에 대해 대비를 시키는 것이 필수다. 기온이 낮을수록 준비운동을 오래 하는 게 좋다. 평소보다 2~3배 늘려 충분한 준비운동을 해야 한다.

준비운동은 실내에서 하는 것이 좋으며 빨리 걷기와 제자리 뛰기, 스트레칭 등을 하면서 5~10분 정도 근육을 풀어 준다. 그 뒤 다시 바깥에서 5~10분 정도의 준비운동을 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갑자기 가슴 통증 땐 즉시 중단

겨울엔 체온 유지를 위해 10~15%의 에너지가 더 소비되므로 운동 강도를 평소의 70~80% 수준으로 낮추는 게 좋다. 가급적 실내 운동이 권장되지만 실외 운동을 피할 수 없을 때는 비교적 햇빛이 비치는 시간에 체조, 걷기, 속보, 조깅, 낮은 산 등산하기 등 가벼운 유산소운동이 좋다. 무리하지 말고, 짧게 여러 번 나눠 운동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과격한 운동은 삼가고, 1시간 내로 끝내는 게 좋다. 김 교수는 "한 연구에 따르면 주 2천~3천k㎈의 운동을 하는 사람은 별로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심근경색의 발병이 약 36% 정도 감소한다. 하지만 그 이상 심한 운동을 하는 경우는 오히려 발병을 증가시키는 경향을 보인다"고 했다.

과유불급인 것이다. 특히 운동하다 가슴부위가 답답하거나 통증, 호흡곤란 증세 등이 느껴지면 즉시 중단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임광명 기자 kmy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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