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마케팅' 내년 총선서도 통할까
'상약하강(上弱下强).'
올 한 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부산·울산·경남(PK)지역의 지지도 추이는 이 한마디로 표현된다. 상반기에는 지지율이 저조했지만 하반기 들어서 상승곡선을 그리며 여당의 지지율을 웃돌았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 PK지역 지지도
9월 이후 50%대 고공행진
2014 지방선거 때와 비슷
"선거의 여왕 재연" 전망 속
"총선 평가는 달라" 반응도
한국갤럽은 28일 올해 1~12월 전국 유권자 4만 8천12명(월 평균 4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월별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와 정당지지도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PK지역의 박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결과, '잘하고 있다'는 응답 비율이 상반기(1~6월)에는 35~45%에 머물렀지만 9월 이후에는 48~57%로 고공행진했다.
반면 새누리당에 대한 PK지역의 정당지지도은 1년 동안 44~50% 범위에서 미세조정만 있었다. 결국 상반기에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보다 높았지만 하반기에 들어서는 역전당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하반기 정기국회 개원 이후 집권여당이 각종 경제활성화 및 개혁법안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실망감과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성과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반영된 때문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하반기에 높아진 박 대통령의 PK지역 지지율이 내년 총선까지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탄탄한 지지층에다 국정 성과가 하나둘씩 결실을 거두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국 단위의 선거에 가까워질수록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선거의 여왕' 신화가 재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2014년 같은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그해 6·4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둔 박 대통령의 PK지역 지지율은 △2월 64% △3월 63% △4월 64% 등 3개월 연속 60%를 웃돌았다.
부산의 한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은 "국정 수행에 있어서 결정적인 실책만 하지 않는다면 내년 총선에서도 PK지역은 결국 '박근혜 마케팅'이 먹힐 수밖에 없다"고 자신했다.
반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올 하반기 특정 이슈 때문에 일시적으로 강해진 것이지 총선이 치러지는 내년 4월까지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총선은 현 정부에 중간평가 성격이 짙기 때문에 국정 수행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인색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갤럽 정지연 이사는 "올 상반기에는 연말정산 파동과 메르스 사태 때문에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졌고, 이산가족 상봉 등의 성과를 가져온 8·25 남북 합의를 계기로 크게 올랐다"며 "특정지역 지지율을 바탕으로 내년 총선에서의 박 대통령 영향력을 예측하는 것은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2015년 1~12월에 휴대전화 RDD(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월 평균 표본오차 ±1.5%포인트(95% 신뢰수준)에 평균 응답률 17%라고 한국갤럽 측은 밝혔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