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 공천룰에 새누리당 PK 현역 의원 '좌불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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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당공천제도특별위원회에서 황진하(가운데) 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희만 기자 phman@

새누리당 부산·울산·경남(PK) 국회의원들이 좌불안석이다.

국회의원들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새누리당의 공천룰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단수추천제 외에
신인 가산점제 등 잠정 확정
현역에 불리한 제도 현실화
지역 주민 불만 높은 PK
절반 이상 물갈이론 대두


현역 의원들에게 상당히 유리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만 믿고 의정활동을 등한시해 온 상당수 PK 국회의원들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는 분석이다.

정치권에서는 "지금까지 나온 새누리당 공천룰 만으로도 현역 의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가 가능하다"는 말이 나돈다.

실제로 새누리당 공천제도특위가 27일 잠정 확정한 △우선 및 단수추천제 △신인 가산점제 △후보 자격심사 강화 △국민참여선거인단 구성 비율 조정 등 일부 공천룰은 현역 의원들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한 제도라는 평을 듣는다. 일부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이 요구하는 '컷오프(예비심사 통한 탈락제)'를 도입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현역 물갈이'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박상헌 공간과 미디어 연구소장은 27일 "일반인의 경선 참여 비율을 높이고 신인 가산점제를 부여하는 것만으로도 매우 획기적"이라며 "이제 신인들도 해볼만하다"고 말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들의 말은 더욱 의미심장하다. 여권의 한 핵심 인사는 이날 "국민의 눈 높이로 공천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역 의원들에 대한 PK 주민들의 불만은 극에 달해 있다.

지난 10월 한국갤럽 조사에서 PK지역 응답자의 83%가 '국회의원이 역할을 잘 못하고 있다'고 했고, 겨우 10%만이 '잘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조사에서 PK 주민들의 46%는 현역 국회의원 대신 다른 사람이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다시 당선되길 바란다는 응답은 25%에 불과했다. 응답자 3명 중 2명은 PK 신인 공천비율을 늘려야 한다고 답했다.

다른 인사의 발언은 더욱 강경하다. 그는 "PK 의원들이 국회선진화법을 핑계로 사실상 국회를 내팽개쳐 왔다"고 했다.

PK 국회의원들의 부실한 의정활동과 '국민 눈높이' 등을 종합해 볼 때 PK 현역 의원들의 대규모 교체는 불가피해졌다는 게 중론이다.

여기에 '안철수 신당'이 새누리당 지지도를 대거 빼앗아가면서 PK 신인들을 대거 영입하는 '블랙홀' 역할을 하고 있다.

문제는 현역 의원 교체 비율이다. 공천 물갈이가 제도적으로 정착된 15대(1996년) 총선 이후 PK 지역 현역 교체율은 항상 40%를 웃돌았고, 지난 18대(2008년) 총선에서는 50%가 넘었다.

게다가 "역대 최약체"란 평가가 많은 19대 PK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의 대대적인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친박계 핵심인사는 "박근혜 정부가 '성공한 정부'로 남기 위해서는 20대 국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그럴려면 PK지역에서 유능한 인재들이 국회에 대거 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기택·김수진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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