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층 수업 중인데 석면해체공사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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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천장텍스 해체공사를 학기 중에 실시하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천장텍스에는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포함돼 있다.

부산 모 고교, 학기 중에
1급 발암물질 해체 작업
학생·가정에 알리지도 않아
교육청 "안전 문제 없어"


특히 해당 고교는 이 공사 관련 정보를 학생이나 가정에 제대로 알리지 않아 학부모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부산 부산진구 A고교와 관할 교육청은 지난 18일부터 본관 및 중관 각각 3~5층을 대상으로 석면 텍스 해체공사를 실시하고 있다. 석면은 1급 발암물질로 '침묵의 살인자'로 알려져 있다.

18일 첫날 본관 5층에 대해 보양작업(석면가루 확산 방지를 위한 차단막이나 밀폐시설을 설치하는 작업)이, 지난 20일에는 석면 텍스를 떼어내는 공사가 이뤄졌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학기 중에 이뤄진 석면 해체공사가 학생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까 봐 걱정하고 있다.

해체공사가 시작된 18일은 학기 중으로 본관 중 1~4층에는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었다. 방학은 22일부터이다. 보양작업이 이뤄진 5층 교실 전체에는 학생들이 없었다.

20일 일요일에 실시된 석면 텍스 분리작업에 대해서도 학부모들은 작업 중 발생한 유해물질이 다른 교실로 옮겨져 월요일에 등교한 학생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방학 중 이뤄지는 해체공사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많은 학생이 방과 후 수업을 위해 등교한다.

특히 학교 측은 공사 기간, 안전 대책 등 해체공사 관련 정보를 학부모들에게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아 학생 건강에 소홀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이제서야 자녀 건강을 위해 방학 동안 이뤄지는 방과 후 수업 참석 여부를 놓고 고민하는가 하면 석면 관련 정보를 찾으며 자녀 건강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학부모 차 모 씨는 "학기 중이든 방학이든 일급 유해물질인 석면 해체공사가 이뤄지는 학교에 자녀를 마음 놓고 보낼 부모는 없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학교 측은 학부모들에게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고교 관계자는 "학기 중에 이뤄진 해체공사는 석면을 부수거나 분해하는 위험한 공정이 아니다. 방과 후 수업도 해체공사가 이뤄지지 않는 다른 건물에서 실시된다"며 "다만 교육청이 주관하는 공사여서 학교 측에서 자체적으로 가정통신문 등을 보낼 생각을 못 했다"고 말했다.

부산교육청 관계자도 "석면안전관리법에 따라 감리가 현장에 상주하면서 해체작업을 감시하고 밀폐시설을 통해 작업 현장을 원천봉쇄해 학생들의 안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김 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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