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명소 '송정 죽도' 난개발 홍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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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장서 추진하는 해운대구에 비난 여론

부산의 명소 중 한 곳인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 죽도에 주차타워와 집와이어(Zip-wire) 건설이 추진돼 환경 파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부산의 대표적인 일출·월출 장소이자 '송정(松亭)' 지명의 유래인 죽도 주변이 난개발로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죽도~구덕포 집와이어
3층 규모 주차타워 건립
해운대구가 앞장서 추진
경관 무시 즉흥 개발 비난


해운대구는 최근 죽도 입구인 송정동 죽도공원 288의 23 일대 2천300㎡ 부지에 주차타워를 지을 목적으로 부산시에 도시공원조성계획 변경을 신청했다. 시 도시공원위원회가 변경 신청을 승인하면 구는 내년께 죽도공원에 사업비 90억 원을 들여 높이 10.5m, 지상 3층 규모의 주차타워를 지을 계획이다. 해당 시설에는 버스 9대와 승용차 191대를 주차할 수 있다.

문제는 죽도공원에 높이 10m 이상 주차타워가 생길 경우 송정해변 입구 사거리 방향에서는 죽도를 볼 수 없다는 것.

가뜩이나 얼마 전 죽도 앞에 들어선 '송정 해양레저기지'도 사업이 흐지부지돼 흉물로 방치된 판국에 주차타워까지 건립되면 죽도의 경관을 더 망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운대구가 해운대 4계절 관광지 정책에 따라 내년 구덕포와 죽도 0.8㎞ 구간에 집와이어 설치를 추진하는 것도 논란거리다. 집와이어란 나무나 주탑에 설치된 와이어에 매달려 빠른 속도로 내려가며 쾌감을 즐기는 하강 레포츠를 말한다. 구는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탑을 집와이어 출발점인 구덕포 쪽에만 설치하는 것을 구상 중이다.

하지만 수십m에 이르는 주탑이 구덕포 주변 환경과 얼마나 조화를 이룰지는 미지수다. 이뿐만 아니라 죽도에도 집와이어에서 내리기 위한 시설 설치가 불가피해 이래저래 죽도 환경이 훼손되기는 마찬가지다. 해수욕장을 가로지르는 여러 가닥의 와이어로프도 해안 경관을 망칠 수 있다.

송정 주민 이철민(39) 씨는 "운영도 잘 안 되는 해양레저시설을 만들어 죽도와 구덕포 경관을 망친 것도 모자라 이번에는 주차타워에 집와이어까지 들어온다고 하니 기가 찬다"며 분개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최수영 사무처장은 "송정에 대한 종합적인 계획 없이 중구난방 식으로 시설만 넣는다고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아니다"며 "개발을 하더라도 죽도를 포함한 송정해수욕장의 원형 보존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해운대구 관계자는 "두 사업이 아직 구체화된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주민들과 충분히 협의해 추진할 것"이라면서도 "송정 주민 상당수는 송정해수욕장의 개발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송정 지명은 해송림이 울창한 죽도에 정자를 지었다는 데서 유래됐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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