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선거구 '20년 갑·을'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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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소재 중1동 향배 따라 갑을 바뀔 판

"갑이 을되고, 을이 갑되게 생겼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부산 해운대 지역에서 나오는 우스개 소리다.

기장, 20대 총선부터 독립
'갑·을' 두 선거구로 재편
구청 소재 중1동 '을' 편입땐
혼란 가중…최종안 촉각


현재 △해운대·기장갑 △해운대·기장을로 나뉘져 있는 해운대·기장 지역 선거구는 20대 총선에서는 기장이 독립선거구로 떨어져 나가고 해운대가 두 개로 쪼개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해운대·기장갑과 해운대·기장을 선거구의 명칭이 바뀔 수 있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기존의 해운대·기장갑 선거구는 중1동, 우1~2동, 반여 1~4동, 반송 1~3동, 재송 1~2동으로 이뤄진다.

그런데 선거구 재획정 과정에서 중1동과 우1동을 떼내서 해운대·기장을 선거구에 붙이게 된다. 또 해운대·기장을 선거구에서는 기장군 지역이 떨어져 나간다.

이렇게 20대 총선에서 해운대 A(가칭), 해운대 B(가칭), 기장으로 3등분되는 것이다.

문제는 해운대구청 소재지인 중1동이 그동안 해운대·기장갑에 속해 있다가 내년 총선부터는 해운대·기장을을 주로 승계하는 해운대 B로 옮겨감에 따라 복잡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선거구를 획정할 때 단일 자치구가 두 개로 나눠져 있을 경우 구청 소재지가 있는 선거구를 갑으로 정한다. 부산에서도 부산진(구청은 부암동), 사하(당리동), 남구(대연동)가 갑·을로 나뉘어져 있는데 세 군데 모두 '갑'지역에 구청이 자리잡고 있다.

이런 관례대로라면 중1동이 포함된 해운대 B구가 갑구가 되고, 해운대 A구는 을구가 돼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럴 경우 유권자들이 겪게될 혼란이 만만찮다.

현재의 해운대·기장 지역 선거구는 일부 미세조정은 있었지만 15대 총선(1996년 4월) 때부터 꼭 20년 동안 유지돼 왔다. 따라서 선거구 조정으로 인해 갑-을 명칭이 뒤바뀔 경우 유권자들이 자신의 선거구를 헷갈리게 인식할 수 있고, 후보자를 고를 때도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이다.

예비후보들도 고민이 많다. 나중에 자신이 출마할 지역의 명칭이 어떻게 정해질지 모르는 상태에서 선거구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전(前) 청와대 행정관 L씨는 해운대 신시가지와 송정동이 자신의 지역기반이어서 현재 기준으로 보면 해운대·기장을 선거구에 등록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그는 향후 선거구 명칭이 바뀔 것으로 보고 해운대기장갑 선거구에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고 한다.

해운대기장갑 지역구의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 측은 "갑자기 갑-을 명칭이 바뀌게 될 상황이어서 우리도 당혹스럽다"며 "관례도 중요하지만 선거구 명칭 때문에 유권자들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융통성을 발휘할 필요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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