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자본, 캠퍼스마저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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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대학 프랜차이즈 입점 봇물

부산지역 대학 캠퍼스가 대기업 및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돈벌이' 장소로 전락하고 있다. 편의점, 프랜차이즈 등 비싼 상업시설들이 기존 저렴한 매점의 빈자리를 채우면서 캠퍼스 상권마저 대기업에 장악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최근 부산지역 일부 대학교에는 편의점, 커피숍, 음식점 등 대기업 소유이거나 대형 프랜차이즈의 상업시설들이 대학 내 주요 건물마다 우후죽순 입점하고 있다.

부산지역 대학 캠퍼스마다
프랜차이즈 업체 입점 봇물
수익 사업 다각화 핑계로
대학도 손쉬운 돈벌이 혈안


동의대에는 2013년 2월 이후 국내 편의점 1위 업체 CU(씨유) 4곳, 탐앤탐스(TOMNTOMS) 등 프랜차이즈 커피숍 3곳, 프랜차이즈 음식점인 맘스터치(MOM's TOUCH) 1곳이 운영 중이다.

부경대에도 2013년 이후 파파이스(POPEYES), CU, 투썸플레이스(A TWOSOME PLACE) 등 4곳과 일반 기업이 운영하는 '라운지오 레스토랑' 1곳이 들어섰다.

동명대는 2011년 이후 기존 매점을 폐쇄하고 CU 4곳, 맘스터치, 이디야커피(ediya coffee)를 유치했다. 부산대와 부산외대의 경우 민간투자방식으로 지은 학생 기숙사에 'GS25'와 '미니스톱'이 각각 입점해 있다.

이 외에 다른 대학에도 학생 기숙사나 기존 매점 자리에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영업 중이거나 가맹점 개설을 서두르고 있다.

대학 캠퍼스 내 점포 임대를 통한 상업시설 유치는 최근 대학들의 주요 수익 사업 중 하나이다. 대학들은 자립도를 높이려고 등록금 이외에 수익을 다양화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들이 골목 상권에 이어 캠퍼스 상권마저 장악하면서 교내 물가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가뜩이나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못한 학생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본보 취재 결과, 부산지역 캠퍼스에서 운영 중인 일부 상업시설의 제품 가격은 기존 매점이나 영세 가게에 비해 10~20% 비싸며 학교 밖 동종 매장과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상업시설이 막대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대대적 할인 행사를 통해 캠퍼스 상권을 독점하면 교내 물가는 걷잡을 수 없이 오를 수 있다. 특히 일부 대학과 대기업은 자신들의 배만 채울 뿐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학생들의 생활 지원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대학들은 부지 임대를 통해 '손쉬운 돈벌이'에 나서고 있지만 과거에는 대다수 대학들이 '생활협동조합' 등을 기반으로 적자를 감수하면서 식당, 매점, 서점 등을 운영해 '자본 논리'로 해결되지 않는 학생들의 생활을 지원했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이훈전 사무처장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고민해야 하는 대학생들이 승자독식 자본주의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대학당국이 학교 내에 학생 주도의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을 만들어 운영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형·민소영·안준영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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