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성 기업인들, 독일과 손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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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소기업의 미래를 독일 산업에서 찾겠습니다!"

부산지역 여성기업인들이 힘을 합쳐 독일 현지 기업과의 교류를 추진하고 나서 침체된 지역산업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순 독일 명예영사 주도
'부산한독기업인협회' 추진 
회원 50명 모집해 내년 발족 
"獨 기업문화 등 교류 기대"

조선기자재 생산업체인 ㈜한국담수토부 김정순(사진) 대표를 비롯한 지역 여성기업인들은 최근 부산 독일 명예영사관에서 모임을 갖고 독일 현지기업과의 본격적인 교류를 위해 내년 초 '부산한독기업인협회'(가칭)를 설립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16일 밝혔다.

해외 기업과의 직접적인 교류를 위해 지역 기업인들이 뭉치는 건 전국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협회 설립은 파독 간호사 출신인 김 대표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김 대표는 "독일은 강력한 중소기업들의 힘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굳건한 경제 체질을 유지하고 있다"며 "독일과의 교류를 통해 독일 중소기업들의 경영 기법과 정부의 육성 정책 등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부산 독일 명예영사이기도 한 김 대표는 현재 함부르크 외국인 투자기업과 합작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 원을 기부하며 부산에서 73번째로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오래전부터 독일을 오가며 부산과 함부르크 기업인들 사이에 인적 네트워크를 만드는 구상을 해왔다"며 "특히 독일 산업은 중소기업이 발달했기 때문에 기업문화와 기술분야 교류까지 다양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협회 설립에 앞서 김 대표는 교류의 물꼬를 트기 위해 이날 독일 함부르크로 건너갔다. 함부르크 시 산하 환태평양 비즈니스 교류협력처를 방문하고, 상공회의소 여성기업인협회장 등 여러 협회·기업 관계자를 만나 '부산의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그녀는 "독일 여성 기업인들이 보이지 않는 차별과 '유리 천장'을 어떻게 돌파하고 있는지 경험을 배워오겠다"고 덧붙였다.

협회 구성은 부산여성경제인협회 소속 여성 기업인들이 주축이 될 전망이다. 주요 창립 회원에 이름을 올린 노경자 전 회장을 비롯해 현재까지 30여 명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

김 대표는 "최근 몇 년간 비기업인 출신이 부산여성경제인협회의 회장을 맡으면서 여성기업인들의 활동이 많이 위축됐었다"며 "기업인만의 독자적인 모임을 통해 독일 함부르크를 시작으로 해외 여러 나라로 교류의 폭을 점차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한독기업인협회는 창립 회원 50명을 목표로 여성뿐만 아니라 독일 교류를 희망하는 남성 기업인들의 참여도 받기로 했다. 협회는 내년 1월께 정식 발족 후 4월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한국 교류 행사에 참석해 공식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대진·박진국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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