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반도체(전기자동차·전자가전 핵심 부품)' 부산이 뛴다
부산이 '파워반도체'라는 새로운 신성장 산업을 육성할 기회를 잡게 됐다. 파워반도체 산업은 전기자동차로 상징되는 글로벌 최첨단 산업의 핵심고리로 부산이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부산시가 미래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추진하려는 파워반도체 상용화 사업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으로 지난 8일 확정됐다.
市 추진 신성장 동력 산업
정부 타당성 조사 사업 확정
파급 효과 메모리반도체 비견
기장군에 산단 조성 추진
파워반도체 상용화 사업은 전기자동차와 전자가전 등에 핵심이 되는 고효율 전력 반도체를 개발·생산하는 사업이다.
파워반도체는 삼성전자가 세계를 석권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와는 달리 아직 세계적으로 표준이 정해지지 않은 새로운 분야. 전 세계 자동차업계가 개발에 치중하고 있는 전기자동차가 향후 상용화할 경우 엄청난 수요가 예상되는 최첨단 산업이다. 전기자동차의 경우 효율적으로 전력 배분을 하는 데 필요한 파워반도체가 대당 240여 개나 들어갈 정도다.
부산시는 이를 위해 기장군 동남권 방사선의·과학산단 내에 국비 1천500억 원, 지방비 300억 원, 민자 300억 원 등을 투입해 관련 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산업단지 안에는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시제품 제작과 시험생산센터, 창업보육센터 등이 들어서게 된다.
내년 상반기 중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결론이 나면 2017년부터 국비가 투입되는 국책사업으로 진행이 될 예정이다.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 통과만으로 벌써 파워반도체 관련 업체 21곳이 동남권 방사선의·과학산단 내 입주 의사를 밝힐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이 사업은 2013년 대통령 지역공약으로 선정돼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가 기재부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요구했지만 탈락한 바 있다. 개발계획만 있고 수요처가 불분명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 때문에 시는 그동안 현대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 등 전기자동차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대기업과 파워반도체를 적극적으로 구매하겠다는 협약을 체결하는 등 판매처 확보에 주력해 왔다. 이처럼 국내 자동차업계까지 나서서 신산업 육성 필요성이 제기되자 기재부도 마침내 사업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이른 것이다.
부산시 정진학 산업통상국장은 "그동안 한국이 메모리반도체 생산에 주력하면서 수도권이 세계적인 메모리반도체 생산 중심지가 돼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파워반도체 관련 산단이 부산에 들어선다면 부산도 세계적인 파워반도체 생산 중심지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상윤·이자영 기자 nurum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