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좋은데이 "당분간은 가격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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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업체들이 출고가를 줄줄이 인상하고 있지만, 영남권 소주 업체인 대선주조와 무학은 당분간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과 경남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 업체가 가격 인상으로 인한 점유율 하락을 우려해 서로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소주 업체들 줄줄이 인상
대선·무학은 "출고가 유지"
시장 점유율 하락 우려 때문


대선주조 고위 관계자는 9일 "물가 상승과 제조 및 판매비용 증가로 원가 상승 요인이 누적되고 있지만, 출고가 인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대선주조 대표 상품인 '시원블루'와 '순한시원'의 병(360mL)당 출고가는 950원, '시원블루자몽' 등 리큐어 제품의 병당 출고가는 962.5원으로 유지된다.

무학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무학 관계자는 "원가 절감으로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학의 대표 제품인 '좋은데이'의 병(360mL)당 출고가 역시 한동안 950원으로 유지된다.

주류 업계는 대선과 무학이 부산·경남 시장에서 건곤일척의 대결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유통업체나 소매점, 식당 등에 부담을 줄 수 있는 가격 인상 카드를 당분간 꺼내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소주가 가격에 민감한 서민들의 기호품이어서, 출고 가격을 올리는 순간 판매량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부산지역 대형마트에서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제품이 지난달 30일 출고가를 5.62% 인상한 이후 1주일간 판매량이 15%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는 롯데주류의 '처음처럼'과 대선의 '시원소주'는 10% 안팎의 매출 증가를 보였다.

그러나, 대선과 무학도 시간이 문제이지 결국에는 출고가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2013년 마지막으로 소줏값을 인상한 후 3년간 원료비, 포장 재료비, 물류비 등 누적 인상 요인이 제품가격의 10%를 넘어섰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소주 업계 한 관계자는 "원가 절감과 내부 흡수를 통해 인상률을 최대한 낮출 수는 있겠지만, 인상 요인을 언제까지 안고 가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두 회사가 서로 눈치를 보다 내년 상반기 안에 출고가를 결국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달 30일 업계 1위 하이트진로가 '참이슬'의 출고가를 961.7원에서 1천15.7원으로 3년 만에 5.62% 인상했다. 이어 대전 충남 지역 주류업체 맥키스컴퍼니는 자사 소주 브랜드인 'O2린'(오투린)의 출고가를 963원에서 1천16원으로 5.5% 인상했다. 제주 주류업체 한라산소주는 '한라산소주'의 출고가를 1천80원에서 1천114원으로 3.14% 올렸다. 업계 2위인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은 다음 주께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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