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없는 열정으로 살아온 개척자적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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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학원 설립자 장성만 박사의 부음을 듣고

월요일 아침 출근을 서둘던 나는 학교법인 동서학원 설립자이신 장성만 박사가 하나님의 부름을 받으셨다는 비보를 접하고 비통한 마음 금할 길 없었다. 그분이 걸어간 83년의 세월이 소중했고, 그분이 쌓은 시혜의 흔적이 컸기 때문이다.

뒤돌아보니 내가 장 박사님을 처음 알게 된 것은 40여 년 전 그의 수상집을 통해서였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그의 수상집은 내면의 꿈을 키워갈 수 있는 확신의 근거가 되었다. 후에 안 일이지만 그분이야말로 빈손으로 자기 인생을 개척하시고 직업 청소년을 위해 실업학교를 세우고 후에는 대학으로 발전시키는 등 개척자적인 삶을 사신 어른이셨다.

1932년 11월 2일 출생하신 장 박사님은 한국과 일본 미국에서 수학하시고, 미래의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려는 일념으로 1965년 동서기독교실업학교(현 경남정보대)를 설립하신 이래 동서대를 비롯한 부산디지털대 등을 설립하셨다. 1981년에는 정계에 투신해 11대, 12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시면서 국회부의장을 역임하셨다. 그런가 하면 ㈔한국지역사회연구소와 21세기포럼 등을 창립해 이사장으로 활동하시면서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숨 쉬는 날 동안 새로운 일을 희망했다. 그는 험한 골짜기에 터를 닦고 나무를 심어 동산을 만들고 숲을 가꾸었다. 황량한 들판을 기름진 옥토로 일구셨다. 그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러했기에 그는 교육, 정치, 사회, 문화, 사회봉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한 사람이 감히 이룰 수 없는 큰 자취를 남기신 것이다. 그는 부산을 대표하는 교계(敎界) 어른이셨고, 그분의 가르침은 후대가 본받아야 할 선대의 교훈이었다.

쉼 없이 달려오신 장 박사님, 이제 하나님은 그를 영원한 안식의 나라로 인도해 가셨다. 이제 살아있는 우리는 결단해야 한다. 그분이 남기신 과업을 계승하고 우리 또한 큰 나무를 가꾸어 새들이 깃들고, 인생 여정에 지친 이들이 나무 그늘 아래 안식을 누리도록 시혜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점을.


이상규


고신대 교수
부경교회사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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