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내년 총선서 다 죽어" 文安싸움에 부산 野 '죽을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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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 이종걸 원내대표가 참석하지 않아 자리가 비어있다. 박희만 기자 phman@

"당을 이렇게 만신창이로 만들어 놓고 어떻게 선거를 치르라는 말이냐."

내년 4·13 총선을 4개월여 앞둔 부산 야권이 침울하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의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가뜩이나 야권에 싸늘한 지역 민심이 더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 가다간 부산에서 2석을 건진 지난 총선 수준은커녕 전패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야권 열세 지역
당 내분 극에 달하며
지역 민심 이반 더 심화"
'총선 전패 위기' 푸념

김영춘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당위원장은 7일 "반년을 싸워 엉망진창 쑥대밭이 된 당이 이제 벼랑 밑으로 떨어지고 있다"면서 "선거를 눈앞에 두고 분열하는 당에 실망해 떠나는 사람들도 하나둘 생겨나는 등 좌절과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부산권의 한 지역위원장도 "당이 이렇게 계속 어지러워선 부산 야권은 다 죽는다"면서 "이번 총선에서 부산에서 한 석이라도 건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당의 분란에 피로감을 느낀 지역민들의 냉대에 총선 출마 후보자들의 속앓이는 더 깊어지고 있다. 부산의 또 다른 지역위원장은 "지역에 가면 '너희는 늘 분열만 하느냐'고 욕만 들어 고개를 들 수가 없다"면서 "오랫동안 지역을 샅샅이 훑으며 기반을 다져왔는데 당에서 도와주질 않으니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부산 야권에서는 "문 대표와 안 의원 모두 타협과 양보를 모르고 정치력은 없이 당권잡기에만 혈안이 된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게 국민들 보기에도 미안할 지경"이라는 목소리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일각에선 이렇게 당의 갈등이 계속될 바에야 두 사람이 갈라서는 게 총선에 더 도움이 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이긴 하지만 차라리 문재인 대표의 홀로서기가 지금의 복잡한 상황이 지속되는 것보다는 선거를 치르기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분당이 현실화돼 부산의 야권 후보들이 난립할 경우 선거 형세는 더 힘들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에 분당만은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아직은 높다.

중도파 의원 모임인 '통합행동'소속인 김영춘 위원장은 7일 "진정한 문·박 연대의 실현은 두 사람 모두 당을 위해 백의종군하는 것일 텐데 안 의원이 문 대표에 대한 불신이 너무 커 다 죽는 길을 가고 있다"면서 "당의 미래에 대해 의원들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혀 조만간 당의 내분과 관련한 입장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 야권의 이런 분위기와는 달리 중앙당에서는 이날도 갈등이 지속됐다.

비주류인 이종걸 원내대표와 주승용 최고위원은 7일 당무 거부에 돌입했다. 두 사람은 전날 만나 최고위 불참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의 분열이 일치로 가도록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며 "문 대표가 안 전 대표에게 따뜻한 외투를 입혀줘야 한다"고 말했다.

강희경·김백상 기자 him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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