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제 와서 "못 하겠다"… 동부산 테마파크 좌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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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참여 불가 선언… 2017년 착공 어려워져

동부산관광단지 내 테마파크가 롯데월드의 불참 의사로 또 한번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사진은 부산 기장군 테마파크 예정 부지 현장. 김경현 기자 view@

롯데월드가 부산 기장군 동부산관광단지 테마파크 사업을 포기했다.

테마파크 내 핵심 놀이시설을 담당할 주체가 빠진데다 국내에 롯데월드를 대체할 기업이 없는 상황이어서 동부산관광단지의 랜드마크가 원점에서 장기간 표류할 처지에 놓였다.

10년째 진통 겪던 숙원 사업
질질 끌어오다 무책임한 결정

추진 업체 대책회의 초비상
관광단지 전체 사업 빨간불


테마파크 우선협약대상자인 GS·롯데컨소시엄은 6일 "지난달 말 롯데월드로부터 사업 참여가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롯데월드가 사실상 컨소시엄 불참을 선언한 것. 이는 롯데그룹 내부의 투자사업 전략 방침과 테마파크 사업성 부족 판단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알려졌다.

GS리테일(지분 35%)과 롯데월드(19.5%), 롯데쇼핑(10%) 등으로 구성된 GS·롯데컨소시엄은 당초 사업시행자인 부산도시공사와 연내에 협약을 체결한 후 2017년 착공할 예정이었다. 롯데월드 불참으로 이 같은 일정은 전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GS·롯데컨소시엄은 이번 주 중 컨소시엄 참여업체들과 후속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롯데월드 지분을 맡을 업체 물색과 사업 계속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다. 현재로선 사업 포기 쪽에 힘이 실린다. 주간사인 GS리테일 측은 "사업을 접는 게 부담되지만 적당한 기업이 없으면 최악의 시나리오로 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부산도시공사는 초비상이 걸렸다. 지난 9월 우여곡절 끝에 GS·롯데컨소시엄과 협약안을 확정하고 협약 체결을 앞뒀던 터라 충격에 빠졌다.

더 큰 문제는 다른 놀이시설 투자·운영업체를 국내에서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동부산관광단지 테마파크에 참여하려면 2천억 원대 이상을 투자해야 하는데, 현재 이만한 자금과 놀이시설 운영 노하우를 가진 데는 에버랜드 말고는 딱히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에버랜드 측은 그동안 수차례 거절 의사를 밝혔다.

부산도시공사가 롯데월드를 대신할 외국기업을 알아보러 부랴부랴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 별다른 소득은 없는 상태다. 부산도시공사 관계자는 "미국 굴지의 테마파크 운영 업체와 접촉해봤으나 투자 난색을 표명했다"면서 "수습책이 안 보인다"고 털어놨다.

동부산관광단지 전체 사업에도 빨간불이 커졌다. 앵커시설 좌초로 투자가 미확정된 10여 개 시설 부지의 기업 유치가 타격을 입을 공산이 커서다. 동부산관광단지 내 33만 6천㎡ 부지에 복합리조트 건립을 검토 중인 프랑스 '피에르바캉스 센터팍스(PVCP) 그룹이 대표적이다. PVCP 그룹은 내년 1월까지 사업제안서를 부산도시공사에 전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PVCP 그룹이 테마파크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추진한 만큼 투자를 철회할 가능성도 높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10년째 진통을 겪고 있는 테마파크 계획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지난해 11월 테마파크 개발사업 우선협약대상자로 선정된 GS·롯데컨소시엄은 총 50만 237㎡ 부지에 서울 '롯데월드'와 용인 '에버랜드'급 사계절 휴양 테마파크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2019년 개장이 목표다.

임태섭·김한수 기자 tsl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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