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와 부산 경제 "가격 경쟁력 유리… '콴시(中 상거래서 중요한 '관계'라는 말)' 벽 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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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은 부산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고 체력을 키우는 호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중국산 저가 공세에 밀려 취약 산업의 몰락이 가속화되는 위기로 작용할 수도 있는 만큼 면밀한 시장 분석과 치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의류·가공식품·생활용품

저가 제품 대량 유입 예상
부산 중소기업 타격 우려

농수산물

수입산 품목에 관세 철폐
직접적인 피해는 적을 듯

자동차 부품

부산의 수출 1위 품목
中 모조품 대응책 마련해야

부산경제진흥원은 한·중 FTA가 발효될 경우 향후 10년간 부산의 지역 내 총생산(GRDP)이 7천577억 원(0.9%) 증가하고, 9천926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6일 밝혔다.

부산경제진흥원 박재운 경제동향분석센터장은 6일 경제브리핑을 통해 "관세 철폐로 부산 수출업체의 전반적인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일본, 미국, 대만 등 중국시장 내 주요 경쟁국들보다 유리한 조건을 선점할 수 있게 됐다"며 "차별화된 브랜드와 기술력, 유통망 확보 등을 통해 중국시장 진출을 준비한다면 지역 중소기업에도 위협보다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의류, 가공식품, 생활용품 등 노동집약적 산업과 부산의 내수 중소기업은 중국산 중저가 제품 유입 급증으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농수산 분야는 관세 철폐 품목이 부산지역 주요 생산물이 아닌 수입 유통되는 농수산물 위주여서 직접적인 피해는 적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지역 경제계도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빗장이 활짝 열린데 따른 손익 분석과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한국자동차부품소재 산업기술연구조합 이정훈 부소장은 "자동차 부품은 현재 부산의 수출 1위 품목이지만, FTA 발효로 중국산 저가 부품이나 모조품이 국내로 쏟아져 들어올 가능성 역시 높아졌다"며 "해가 갈수록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만큼 품질 인증 강화와 기술 혁신을 위한 연구 개발 투자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내 보이지 않는 비관세 장벽도 중국 진출을 모색하는 지역 업체들에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최병국 전무는 "중국에는 사업에서 연줄과 친분을 중시하는 '콴시(關係·관계)'라 불리는 특유의 상거래 관습이 있다"며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에 진출한 대부분의 지역 업체가 이 벽을 넘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다"고 경계했다.

만성적인 부산의 대 중국 적자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위기론도 나온다.

서창배 부경대 국제지역학부 교수는 "완성차는 양허 품목에서 제외됐고, 관세가 철폐된 분야는 대부분 중국 시장에서 공급 과잉으로 만성적인 적자를 내는 품목인 만큼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며 "3~5년 뒤 FTA의 실질적 효과가 나타나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면밀한 시장 분석과 단계별 대응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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