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이메일] 태국 왕실과 자전거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김창희 자유기고가

거리마다 꽃단장과 하트 모양의 장식을 거리 곳곳에 달고 있다. 그러고 보니 12월이다.

12월에는 태국에서 가장 큰 명절 중의 하나인 국왕의 생일이 있다.

태국에는 여러 큰 명절 중, 손꼽히는 두 명절이 있다. 하나는 8월에 있는 여왕 생일이고, 또 하나는 12월에 있는 국왕 생일이다.

태국은 입헌군주제 국가이다. 그러므로 국왕과 왕비가 존재한다. 태국에서 국왕과 왕비는 태국 사람들의 절대적인 사랑과 존경을 받는 아버지요, 어머니이다.

그런데 최근 국왕 생일을 기념하는 포스터에는 예년과 달리 국왕과 왕자가 서로 다정하게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 사진 밑에 영어로 'Bike for Dad'라고 적혀 있다. 굳이 한국말로 해석해 본다면 '아빠를 위해 자전거 타기'인 셈이다.

태국 정부는 국왕의 88번째 생일을 맞아 전 세계에 있는 태국 사람들 모두가 국왕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장수와 건강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아빠를 위해 자전거 타기'라는 행사를 12월 11일에 하기로 결정했다.

국모인 여왕을 위해서도 'Bike for Mom'이란 슬로건으로 여왕의  83번째 생일인 지난 8월에 이 행사를 진행했다

이 'Bike for Dad' 행사에 참석을 신청한 사람들은 벌써 60만 명을 넘어섰고, 그들 중 1만 명 정도는 외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이 행사를 위해서 평소에도 교통 체증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방콕 시내를 지지난 주부터 주말마다 3시간 이상 거리를 통제하면서 도로를 정비하고 자전거를 타는 리허설도 실시하였다.

이처럼 태국 국민들은 국왕과 왕비에 대한 자발적인 사랑과 존경심이 강하다.

방콕의 극심한 매연과 교통체증, 찜통 같은 더위, 변변한 자전거 전용 도로도 없는 태국의 열악한 현실 속에서 일반적인 태국 사람들은 자전거를 잘 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행사를 준비하면서 행사용 티셔츠를 구매하고 자전거를 준비하며 거리로 나오려고 준비하는 태국사람들을 보면 '왕실에 대한 경애심 이상의 경외심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가져 보게 된다.

 방콕(태국)=thaichangkim@naver.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