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광장] "취업 스펙 쌓기에 고단한 청춘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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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이 대학에서 자기소개서 작성에 관한 강의를 듣고 있다. 김승수 시민기자 제공

"부모님과 대화도 하고 싶고 밥도 같이 먹고 싶지만 집은 단지 잠만 자는 곳이 되어버렸죠."

대학생 심헌용(23) 씨의 넋두리다. 심 씨는 일과를 끝내고 집에 돌아가면 항상 불이 꺼져 있다. 그에게 집이란 가족과 소통하고 안정감을 받는 곳이 아니라 단지 잠만 자는 곳이 돼버렸다. 이유는 취업 때문이다. 그는 취업하기 위해 학교만 다닐 수 없다. 대외 활동, 영어학원 등 많은 스펙 쌓기를 하다 보면 늘 늦게 집에 돌아가게 된다.

취업난을 겪고 있는 요즘 대학생들은 대부분 심 씨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밤늦게 집에 가면 피곤해서 바로 잠을 자고, 아침에 학교에 가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마치 입시를 앞둔 고3처럼 생활하는 게 대학생의 현실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년제 대학교 졸업생의 취업률은 54.8%였다. 전문대학 취업률은 61.4%, 대학원 취업률은 67.2%로 4년제 대학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하면 절반이 취업 문턱에서 고배를 마시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원하는 곳에 취업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는 게 대학생들의 설명이다.

바늘처럼 좁은 취업문을 뚫기 위해 부산에 살지만 부산에서 자취를 시작한 대학생도 있다. 대학생 이지혜(24) 씨는 본가가 부산 다대동이지만 대연동에 원룸을 얻어서 생활하고 있다. 이 씨는 학원에 더 효율적으로 다니기 위해 학원 근처 원룸을 얻었다. 이 씨는 "학원과 멀리 떨어져 있는 집에서 잠만 자고 왔다 갔다 하기가 비효율적이고 체력적으로 부담 돼 원룸을 얻었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이런 생활이 피곤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른 학생들이 모두 열심히 하는 마당에 본인만 안 하면 뒤처진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학교를 마치고 바로 집에 가는 대학생은 오히려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는 일도 일어난다. 최대한 스펙을 잘 쌓아놓고 취업을 준비해야 한다는 대학교 분위기 때문이다.

박가영(22) 씨는 분위기에 휩쓸려 스펙을 쌓기 싫지만, 한심하다는 눈총을 받을 때가 있다. 하지만 박 씨는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것 같지만, 남들 다 하는 걸 안 한다고 따가운 눈총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경성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시현 초빙 교수는 "학생들이 취업 때문에 가족과 소홀해지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며 "취업만이 인생 전부가 아니니 다들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승수 시민기자

경성대 신문방송학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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