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3일 오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당내 문제와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희만 기자 phman@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안철수 전 대표의 '혁신전당대회' 제안을 공식적으로 거절했다.

문 대표가 "꺾일 때 꺾이더라도 해야 할 일, 가야 할 길을 가겠다"며 당내 갈등 정면돌파 의지를 보이면서, 비주류의 반발이 불가피해보인다.

"혁신전대,대결하자는 것"
기자회견서 정면 돌파 의지
사퇴 요구도 공식 거부
비주류 반발 불가피할 듯

3일 오후 4시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기자회견에서 문 대표는 "전당대회는 해법이 안 된다. 제게 당 대표직을 사퇴한 후 다시 전대에 나서라는 것도 상식적이지 않다"며 비주류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어 '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체제' 일명 문안박 연대를 언급한 뒤 "제 제안은 협력하자는 것인데, 전대는 대결하자는 것"이라며 "전대 개최 시 오히려 분열양상이 극심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제안 취지와 달리 총선을 앞둔 사생결단, 분열의 전대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다간 공멸한다"고 덧붙였다.

당 대표직 사퇴 뒤 전대에 나서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상식적이지 않다.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면 깨끗이 그만 두고 뒤를 남기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잘라 거절했다.

다만 당 외부 세력까지 포괄하는 통합전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문 대표는 "결론적으로 전대는 당 외부세력과 통합하기 위한 통합 전대의 경우에만 의미가 있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밝혔다.

본격적인 총선 준비 행보도 예고했다. 문 대표는 "빠른 시일 내 총선기획단, 총선정책공약준비단, 호남특위, 인재영입위, 선대위 등을 순차적으로 구성해 총선체제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또 "총선 전에 당내 단합과 야권 통합을 통해 여야 1:1 구도를 만드는 데도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정의당과 천정배 의원이 준비하는 신당 등과 야권 연대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질의응답 과정에선 비주류 그룹의 탈당 가능성에 대해 "현실적으로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문 대표가 비주류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천명한 것과 관련해 당내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주류측의 한 의원은 "비주류 의원들이 탈당까지 거론하며 지도부 흔들기를 했다"며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 이젠 세게 나가는 방법밖에 없다"고 문 대표를 옹호했다.

하지만 당내 비주류파들 사이에서는 좀더 강력하게 문 대표의 자질을 따져야 한다는 강경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는 문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당의 앞길이 걱정이다. 당을 어디로 끌고 가려는지 우려된다"며 짧은 논평을 내놓았고, 주승용 최고위원도 "당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더 이상 할 말도 없다" 는 우려 섞인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안 전 대표는 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문재인 대표 주변에 눈과 귀를 막고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이 있다. 혁신의 대상들이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는 글을 게재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