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세계를 무대로 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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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 등 9개 국제금융기구가 참여한 '제7회 국제금융기구 채용설명회'가 27일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려 참가자들이 각 기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더 큰 세상과 보다 나은 미래를 가슴에 품은 젊은 열정들에게 옷깃을 여미게 하는 이른 추위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27일 '제7회 국제금융기구 채용설명회'가 열린 부산시청에는 글로벌 인재를 꿈꾸는 고교생, 졸업을 앞둔 대학생과 대학원생, 휴가를 내고 참석한 현직 종사자까지 1천500명의 참석자들이 행사장을 메웠다.

IMF 등 9개 국제금융기구
부산서 지자체 첫 채용박람회
꿈과 열정 1천500명 북새통
인사담당자와 1:1 인터뷰도
내년 유엔기구 설명회 추진

이번 채용설명회는 평소 국제기구를 접하기 어려웠던 지역 인재들에게 가뭄의 단비였다. 시종 영어로 진행됐지만, 참석자들은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귀를 바짝 세웠다.

기획재정부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미주개발은행(IDB),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녹색기후기금(GCF),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등 9개 국제기구 인사담당자가 참가했다.

기구별로 인사 정책과 인사 계획 및 인재상, 채용 준비 방법 등을 설명하고, 질의 시간이 진행됐다. '마이크 쟁탈전'이 벌어질 정도로 부산 젊은이들의 국제기구를 향한 열정은 뜨거웠다.

미얀마어를 전공한다는 한 대학생은 "영어 외에 추가로 어떤 '스펙'을 준비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각 기구의 인사담당자들은 원활한 영어 구사 능력과 실무경험이 필요하지만,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국제적 감각과 열정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제금융기구는 원조와 개발, 안정 등 공공 금융 부문을 중점으로 다루는 곳이기 때문에 전공에 대한 전문성 못지않게 공적 영역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부산지역 사전 신청자 20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도 진행됐다. 국제금융기구 인사담당자 한 명과 인터뷰 대상자 한 명이 1 대 1로 15~30분씩 심층 인터뷰를 한 뒤 그 결과를 토대로 인턴이나 컨설턴트 채용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다.

유럽부흥개발은행에 지원한 김 모(29·여) 씨는 "더 넓은 세상을 찾아 국제기구에 도전하게 됐다"며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전공했고, 러시아에서 3년간 해외 인턴 경험도 쌓았지만, 쟁쟁한 지원자들이 워낙 많다"며 긴장을 떨치지 못했다.

2009년부터 개최된 6차례의 국내 채용설명회를 통해 모두 45명이 인턴, 컨설턴트 등으로 국제금융기구에 진출했고, 일부는 정규직으로 전환돼 근무 중이다.

올해 8월 기준으로 주요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 정규직은 총 178명이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내년 5월 유엔기구 채용설명회를 유치하는 등 다양한 국제기구들과 인턴파견 사업을 적극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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