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쿠카페'쑤디 대표 "中 실리콘밸리는 작은 카페에서 시작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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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창업 만인혁신(大衆創業 萬人革新)'을 기치로 내건 중국의 창업 열기가 용광로처럼 끓고 있다. '포스트 알리바바'시대를 열기 위해 하루에만 4천개의 벤처기업이 생겨난다. '제2의 리옌홍(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바이두 CEO)'을 꿈꾸며 창업을 택한 젊은이 수가 공무원 시험 응시자의 배를 넘어섰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진행된 이같은 변화의 태풍은 한 젊은이의 작은 날갯짓에서 시작됐다. 중국 최초의 카페형 창업 인큐베이터로 알려진 '처쿠(車庫)카페'의 쑤디(36·사진) 대표가 그다.

25일 '2015 부산 창업가의 날' 행사 강연 차 부산을 찾은 쑤디 대표는 "도전 정신 하나로 창업에 뛰어든 젊은이들의 성공 스토리가 중국의 젊은이들을 자극하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꿈을 갖게 했고, 이것이 창업 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첫 카페형 창업 인큐베이터
2011년 베이징 중관촌서 개업

찻값 내면 사무공간 제공
투자자 연결·창업 컨설팅 지원

분산된 창업자들 모여들어
최근 스타트업 3천여 개 집결

"부산 청년들 초청하고 싶어"

이같은 창업 열기는 그가 2011년 베이징 중관촌의 쇠락한 서점거리에 창업 카페의 원조 격인 '처쿠카페'를 개업하면서 도화선이 됐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처음 차고에서 창업했던 데서 착안해 이름 붙여진 처쿠카페에서는 커피 한 잔 값을 내면 누구나 카페를 사무실처럼 쓸 수 있다. 사무 공간, 사무기기부터 창업에 대한 기초적인 교육부터 투자자 연결 등 컨설팅 전반까지 창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쑤디 대표는 "처쿠카페의 장점은 분산돼 있는 창업자들이 한 곳에 모여 교류하며, 각종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이곳에서 만나 공동으로 회사를 창업하거나, 혁신적인 사업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투자를 이끌어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흩어져 있던 사람과 돈, 기술과 아이디어가 한곳으로 모이면서 유망 스타트업도 줄지어 생겨났다. 얼굴 인식 캐리커처 앱과 여행정보 플랫폼 등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한 130여개의 창업 팀이 배출됐다. 연 매출 10억 위안(1천780억 원)을 올리는 게임 회사도 생겨났다.

차이나드림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유사한 카페들도 우후죽순으로 생겨 났다. 중관촌은 입주기업 2만여 개, 스타트업 3천여 개가 모여있는 '중국의 실리콘 밸리'로 변모했다.

쑤디 대표가 말하는 벤처 정신의 요체는 '도전과 혁신'.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탐구하고, 매진하라는 것이다.

"중국의 젊은이들에게도 늙어서 후회하지 말고 지금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라고 조언합니다. 스스로 하고 싶었던 일에 도전하고 이를 실행하는 것이 곧 혁신의 DNA입니다."

한번의 실패가 곧 인생의 나락으로 직결되는 한국적 풍토에서는 무책임한 말로 들린다.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에도 실패와 좌절 속에서 분명 많은 성장이 있을 것이고, 이는 경제 발전과 함께 언젠가 또 한 번의 기회로 찾아 올 것입니다. 한국은 경제의 기초 체력이 튼튼하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실패한다고 해서 당장 밥을 못먹는 것은 아닙니다. 다시 일어나면 됩니다."

그 역시 창업자·투자자 등에게 숙박을 제공하고 동시에 창업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기숙형 창업공간 'You+'의 리우양 대표와 손을 잡고 최근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쑤디 대표는 "창업을 희망하는 부산의 젊은이들을 중국으로 초청해 중국 청년들과 기술, 디자인,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며 "서로에게 관심이 많은 한·중 양국 청년들이 모이면 창업 분야에서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사진=김경현 기자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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