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줄 잇는 추모 발길 끝 모를 YS 추억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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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은 길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뜻의 '대도무문(大道無門)'은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말이다. 그는 떠났지만, 그의 거침없는 발자취를 따라 그를 추억하는 이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부산은 YS의 정치적 고향인 만큼 11곳에 분향소가 설치됐고, 매일 1천 명 이상이 이곳을 찾아 YS를 기리고 있다. 특히 상당수 분향소는 저마다 YS와의 사연을 담고 있어 추억을 더듬는 공간이 되고 있다.

자유당 탈당 후 터 잡은 서구
고인이 복군시킨 기장군 등
인연 닿은 분향소 11곳 '북적'


23일부터 분향소가 설치된 부산민주공원은 공원 조성과정에서 YS와 인연을 맺었다. 공원을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송기인 신부는 원래 시민 모금을 추진했지만 기부금법에 위배돼 계획이 틀어졌다. 이에 송 신부는 YS를 직접 만나 국비 80억 원의 지원을 요청했고, YS는 이를 흔쾌히 수용했다. 여기에 YS의 가신인 문정수 전 부산시장이 시비 80억 원을 마련해 민주공원이 만들어지게 됐다.

민주공원은 부마항쟁 20주년 기념일인 1999년 10월 16일 문을 열었는데 개관식 때는 YS와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함께 참석했다.

기장군은 YS 재임 시절인 1995년 3월 경남 양산군에서 분리돼 부산 기장군으로 복군됐다. 기장군은 이에 대한 감사의 표현으로 군청사 로비와 정관읍사무소에 분향소를 마련했다.

기장군복군추진위원장이었던 공태도 향토사학자는 "기장군은 부산에 편입되기를 바랐지만 지역을 잃기 싫은 경남도 반대했고, 새롭게 인프라를 설치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 부산도 이를 꺼렸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당시 YS는 경남과 부산 모두를 설득해 지금의 부산시 기장군을 만들었다. 또 한의사 출신인 오규석 기장군수는 '상도동계의 막내'로 대통령 퇴임 이후에도 한약 등을 지어 보냈다.

부산진구도 하계열 부산진구청장과 YS의 인연으로 분향소를 설치했다. 하 청장은 1993~1994년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YS와 인연을 맺은 바 있다. 하 청장은 "문민정부 당시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김 전 대통령과 함께 땀 흘렸던 시절이 새삼스레 떠오른다"며 "김 전 대통령은 당시 업무 과중으로 고생하는 하위 직원들 개개인을 일일이 챙기고 격려해 인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YS의 정치 텃밭인 부산 서구에도 분향소가 설치됐다. YS는 사사오입 개헌에 반대해 자유당을 탈당한 뒤 고향인 거제도를 뒤로한 채 부산 서구로 올라와 정치도전을 시작했다. 1958년 5월 제4대 총선에 당시 부산 서갑구(현재 부산 서구, 사하구)에서 낙선했지만 1960년부터 1992년까지 32년간 서구 지역구 국회의원을 기반으로 한국 정치사에 큰 획을 그었다.

사회부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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