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재조명되는 YS-DJ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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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영원한 동지였다"

민주화를 향해 함께 걸어가면서 평생을 경쟁했던 양김의 관계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로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 사진은 2000년 5월 청와대에서 만났던 양김의 모습. 연합뉴스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고인과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경쟁 관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평생 협력하면서도 경쟁했던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YS와 DJ의 측근들은 서로 다른 에피소드를 쏟아내고 있다.

"평생 협력하며 경쟁도 했지만
한국 민주화를 앞당기는 데
두 분이 최고의 공로자"
측근들, 동반자적 관계 강조


상도동계와 동교동계의 분석이 조금씩 엇갈리지만 양측은 두 전직 대통령이 양보와 타협을 통해 화합으로 나아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DJ 측근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YS와 DJ에 대해 '직관'과 '논리'라는 서로 다른 강점을 가졌다고 분석했다.

박 의원은 23일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영삼 대통령은 늘 모든 것을 판단하실 때 굉장히 단순하게 하시더라"면서 "김대중 대통령은 굉장히 논리적인 접근을 하기 때문에 접근도 신중하고 복잡했다"고 전했다.

논리성에서 DJ에게 기울어진 평가를 내린 박 의원은 "정치적 동물 감각은 김영삼 대통령이 탁월하셨다"고 덧붙였다.

그는 YS가 직접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평가한 언급도 전했다.

박 의원은 "YS가 '우리는 민주화 투쟁을 함께 했고 때로는 협력도 하고 경쟁도 했다. 세계에 이런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면서 "김영삼 대통령께서는 좀 크게 보신다"고 말했다.

상도동계 김덕룡 전 의원은 "두 분은 영원한 경쟁자"라면서도 "민주화 시대의 서막을 만드는 역할을 할 때는 서로 협력하는 최고의 사이였다"고 평가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정치권의 화합을 강조하며 "김영삼 대통령이 걸었던 족적을 다시 한 번 성찰하는 좋은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YS가 김대중 대통령께서 입원해 계실 때 서로 화해를 하면 나라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나 하고 직접 병문안을 가셨던 것"이라며 두 사람의 화해 노력을 부각시켰다.

YS는 2009년 8월 서울의 한 병원에서 DJ를 병문안 한 뒤 두 사람의 화해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제 그럴 때가 됐지 않았느냐. 그렇게 봐도 좋다"고 말한 바 있다.

동교동계 김상현 전 의원은 YS에 대해 "통이 큰 분이고 결단력 있는 분"이라면서 DJ와의 관계가 '동반자적 관계'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두 사람 사이의 경쟁이 1971년 신민당 대선후보 선출 과정에서 본격 시작됐다고 전했다.

김 전 의원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후보가)될 줄 알았는데 뜻대로 안돼 그때부터 경쟁심리가 더 발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그러면서도 YS와 DJ에 대해 "한국 민주화를 앞당기는 데 최고의 공로자"라며 "두 분이 없었다면 한국 민주화를 앞당길 수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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