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길 줄여 자전거길로… 진주 '도로 다이어트'
폐선된 옛 경전선 철로(옛 주약동 진주역~가좌동 경상대)에 조성된 경남 진주시의 자전거 전용로. 진주시 제공'도로 다이어트(Road Diet) '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기존의 도심 도로 폭을 법적 테두리 내에서 최대한 줄여 생긴 여유 공간을 자전거 도로나 보행로로 활용하는 것으로, 이미 선진국에서는 적극적으로 시도되고 있는 시민친화형 도로 개편 방안이다.
특히 최근 자전거 타기나 걷기 운동 열풍이 불고 있지만, 이를 위한 전용 도로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우리나라 여건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만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도로 다이어트 (Road Diet)
기존 도심 도로 폭을
최대한 줄여 생긴 여유 공간을
자전거 도로나 보행로로 활용하는 것.
사람 중심 교통정책 대전환
1차 시범대상 동진로 공청회
내년 실시설계, 2018년 준공
이러한 상황에서 경남 진주시가 부울경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도로 다이어트 방안을 추진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진주시는 18일 시청 시민홀에서 '도로 다이어트' 시민공청회를 열고 본격적인 시민 여론 수렴에 나섰다.
도로 다이어트는 그동안 자동차 위주의 도로 정책에서 벗어나 사람중심의 도심 교통정책으로 일대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미 미국 플로리다 주 등 선진 자전거 도시에서는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국내에도 서울시가 지난해부터 세종대로 우정국로 삼일대로 도심지 18개 도로 20㎞ 구간에 대해 차로 1~2개를 줄여 인도와 자전거 도로로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충북 청주시도 이미 10억 원을 들여 흥덕구 분평동의 직선 4차로를 S자형 2차로로 줄인 뒤 생긴 여유 공간을 자전거 도로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진주시는 이날 공청회에서 우선 1차 도로 다이어트 시범 대상으로 동진로(옛 진주역∼남강교) 3.5㎞ 구간을 제시했다. 이 구간은 시청 등 주요 관공서와 고속버스터미널,경남과기대,경상대병원 등이 몰려 있어 자전거 수요가 많은 데다, 진주혁신도시와의 연결로 사업 효과의 극대화와 상징성이 높아 최적 구간으로 꼽혔다. 또 진주대로와 진주성로도 추진 대상 도로로 꼽혔다.
공청회에는 신희철 국가자전거센터장, 김승범 경상대(도시공학과)교수, 김일식 진주YMCA 사무총장 등이 전문패널로 나와 도로 다이어트 방안의 효과와 교통 체증 우려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시는 이번 공청회를 시작으로 동진로에 대한 본격적인 다이어트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내년 2월께 2차, 4월께 3차 공청회를 열어 시민과 전문가 의견을 추가로 수렴한 뒤 내년 하반기에 실시 설계를 시작해 오는 2018년 준공할 계획이다.
이창희 진주시장은 "녹색교통 수단인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고, 자동차 위주의 교통체계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현재의 도로 구조 개선과 시민 의식의 전환이 정말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선규 기자 sunq17@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