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지만, 진짜 입시는 이제 시작이다. 수능 가채점 결과를 가지고 어떤 전략을 세우느냐에 따라 합격과 불합격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부산종로엠학원이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한 입시설명회를 중심으로 전문가들이 내놓는 체크포인트를 일곱 가지로 정리했다.
1. 가채점 분석은 표준점수·환산점수까지가채점 결과로 수시모집 대학별 고사 응시 여부를 판단할 때 기준은 '내 점수로 정시에 지원해 합격할 수 있는 모집단위가 있는가'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으로 적용되는 등급 합으로 모집단위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지 살펴보고 여유있게 충족한다면 대학별고사 준비에 매진하는 게 좋다. 정시모집 지원 가능선을 따져 볼 때에는 원점수의 단순합산점수나 등급에서 한발 더 나아가 예상 표준점수 또는 백분위 단순합산 점수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 여기에다 희망하는 대학 모집단위의 영역별 반영 비율을 고려한 환산 점수까지 비교해 보고 수시 대학별고사 응시 여부를 결정하자.
2. 여러 기관 배치표를 함께 보라
현재 시점에서 입시기관들이 내놓는 배치표는 종이배치표와 온라인배치표로 나뉜다. 종이배치표는 표준점수(또는 백분위/등급)에 따라 모든 대학을 가/나/다 군별로 나눠 지원 가능한 점수대를 한눈에 표시한 것이고, 온라인배치표는 학생부 성적, 수능 영역별 반영 점수, 가산점, 변환표준점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격 가능한 점수와 내 점수를 비교할 수 있게 만든 프로그램이다.
종이배치표는 대학별로 다른 환산점수를 반영할 수 없기 때문에 대학이나 모집단위의 상대적인 우열과 군별 지원 패턴을 정하는 데 활용하면 좋다. 온라인배치표에서 제시하는 합격 가능 점수는 대학이 공개하거나 기관들이 수집한 합격자의 평균 점수보다 낮고, 최초 합격자 중 가장 낮은 점수, 즉 커트라인보다는 높게 만들어진 점수다.
배치표를 볼 때는 한 기관의 배치표만 보지 말고 다양한 기관의 분석을 비교해 보는 게 좋다. 보통 종이배치표를 기준으로 본인의 표준점수보다 3점 낮은 선까지를 추가 합격을 포함한 소신+적정 지원으로 보고, 3~5점 높은 선은 합격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3차 추가 합격 정도까지 가능할 수 있는 상향 지원으로 본다.
3. 원서 접수는 최종 경쟁률 공개 뒤에정시 원서는 가/나/다 군별로 총 세 장을 쓴다. 대학과 학과 중 어디에 초점을 둘지를 먼저 결정하고, 군별로 3개 모집단위 정도로 범위를 좁혀서 소신, 적정, 안정 지원을 배분한다. 대개 1승(안정) 1무(적정) 1패(소신) 또는 2승 1무 전략을 추천한다. 원서 접수는 반드시 접수 마지막 날 대학이 마지막으로 발표하는 경쟁률까지 확인한 뒤에 해야 한다. 최근 3년간의 평균 경쟁률을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공개되는 경쟁률이 3년 평균 경쟁률의 70% 선이면 지원하되, 너무 낮거나 70%를 넘어서면 지원을 재고하는 편이 낫다는 것도 입시전문가들의 팁이다.
4. 모집인원·전형 변화 확인하라
배치표에 나오지 않는 중요한 고려 사항은 지원하고자 하는 모집단위의 지난해 대비 변화다. 모집인원과 반영요소, 반영비율이 지난해와 어떻게 달라졌는지 확인하면 경쟁률과 반영요소의 영향력, 지원자의 유형과 성적대가 어떻게 변화될지 예측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수능 100%로 뽑던 모집단위가 올해는 수능 90%+학생부 10%로 바뀌었다면 지원 전략도 당연히 수정되어야 한다.
5. 중하위권, 영역별 반영 비율·수 중요체크 포인트는 모든 수험생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지만 중위권이나 하위권일수록 수능 영역별 반영 방법과 반영 영역 수가 중요해진다. 상위권 대학은 백분위를 중심으로 하는 대학별 환산점수, 중하위권 대학은 표준점수를 주로 반영한다는 것도 고려 사항이다.
합격 성적이 높지 않은 대학 중에는 수능 성적을 4개 영역 모두 반영하지 않고 3개 또는 2개 영역만 반영하는 대학도 여럿 있다.
6. 내가 유리한 것을 찾아라가장 중요한 체크 포인트다. 정시모집이 비슷한 점수대끼리의 경쟁이라고 볼 때 내가 유리한 영역 또는 과목, 유리한 점수 조합, 유리한 과목 조합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동점자 대비 내가 잘 본 과목과 못 본 과목을 분석해 내가 잘 본 과목을 높은 비율로 반영하고, 잘 못 본 과목을 반영하지 않는 모집단위를 고르는 게 기본 중 기본이다. 표준점수와 백분위 중에 어느 조합이 내게 유리한지를 보고 그 조합을 반영하는 모집단위를 선택하면 된다.
수학과 과학을 잘 봤다면 수능 성적을 수학과 영어, 과학 조합으로 반영하는 모집단위를 찾아야 한다.
이투스 진로진학연구센터 박중서 센터장은 올해 수능에서 위험한 수험생으로, 영어를 잘 못 본 인문계열, 국어와 영어, 과학을 망친 자연계열, 한 과목에 특별히 실패한 최상위권 수험생을 꼽고, 반대로 영어와 생명과학, 지구과학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둔 수험생은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점수 조합은 동점자 대비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에는 표준점수가, 수학의 불리함을 조금이나마 메우기로는 백분위가 낫다는 것도 박 센터장의 조언이다.
특히 올해 대입에서는 자연계열의 과학탐구 선택과목이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부산종로엠학원 김윤수 평가실장의 분석에 따르면 유독 어렵게 출제돼 표준점수가 높은 생명과학Ⅰ과 지구과학Ⅰ을 선택한 학생이 두 과목 모두 만 점을 받았다면 이 학생(표물 중 C학생)의 탐구 영역 표준점수는 80점, 75점이 된다.
이 경우 이 학생은 수학에서 원점수 70점에 그쳤다 해도 4개 영역 표준점수의 합이 530점으로 인제대 의예과에 지원 가능한 점수대가 된다.
반면 국어 수학 영어 세 영역 모두 만점을 받은 학생(표물 중 B학생)이 생명과학Ⅱ와 지구과학Ⅱ를 선택해 각각 원점수 46점을 받았다면, 이 학생의 탐구 영역 표준점수는 66점, 66점으로 4개 영역 표준점수의 합은 529점이 돼 C학생보다 더 낮아진다. 원점수가 22점이나 높은데도 표준점수는 1점이 낮아 인제대 의예과의 합격선에 못 미치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7. 지원 대학 홈페이지는 정보의 보고대학마다 홈페이지에 모집단위별로 과거 합격자의 성적과 경쟁률을 공개한다. 제각기 다른 방식의 대학별 환산점수 계산도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대학이 내놓은 모집요강도 반드시 꼼꼼하게 챙겨 보자. 모집인원과 전형요소별·수능 영역별 반영비율도 여기 다 있다.
지역 대학의 경우 대학이 해외 대학과 교류해서 운영하는 복수학위제나 장학금 등 학생의 혜택으로 돌아오는 재정지원사업 참가 현황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최혜규 기자 edu@bus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