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침묵에 출마 예정자들 "속 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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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희 전 대법관이 내년 총선 때 부산지역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출마 지역구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부산일보DB

당사자의 침묵이 주변 사람들에겐 고통이 될 때가 많다. 차라리 시원하게 속내를 드러내면 '매도 먼저 맞는 놈이 낫다'는 심정으로 현실을 수용하겠지만 말이 없으니 더욱 불안하다.

부산 출마 밝힌 안 전 대법관
총선 행보 '숨 고르기' 돌입
동·서·중부산권 폭넓은 연고
安의 지역구 선택에 시선 집중


내년 부산·울산·경남(PK) 총선의 최대 '기대주'로 꼽히는 안대희 전 대법관의 경우가 그렇다.

그는 내년 20대 총선 때 부산에서 출마하겠다는 입장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지역구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안 전 대법관의 화려한 경력이나 출신 지역, 그동안의 활동 반경 등을 고려할 때 그가 출마하는 지역구의 새누리당 후보들은 '핵폭탄'을 맞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는 서부산권과 가까운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 중부산권(부산교대부속초·부산중)에서 어린시절을 보냈고, 동부산권(동부지청장)에서 검사생활을 했다.

게다가 부산에서 4차례(부산지검 특수부장,동부지청장,부산고검 차장,부산고검장)나 근무했다. 검찰 최고 요직인 대검 중수부장과 대법관을 지낸 '잘 나가는 검사'였다.

무엇보다 '국민검사'인 그를 국무총리로 지명할 정도로 박근혜 대통령의 신뢰가 두텁다. 지금도 청와대와 상당한 교감을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안 전 대법관은 부산 어느 지역에 출마해도 '철새 정치인'이란 소리를 듣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를 '부산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할 것이란 얘기도 있다.

안 전 대법관도 "박근혜정부의 안정적인 국정운영과 새누리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어느 지역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는 최근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지난주까지 총선 행보를 강화했던 그가 이번 주들어 속도를 다소 늦추는 형국이다.

그는 자신이 고문으로 있는 '사하경제포럼' 특강(25일)을 제외한 부산 일정을 당분간 자제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사하경제포럼 발족 주역인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과도 친하다.

이처럼 안 전 대법관이 '자제 모드'에 돌입하자 상당수 출마 예정자들은 더욱 속이 탄다. 요즘 출마 예정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안 전 대법관이 어느 지역에 출마한다고 하느냐"다. 일부는 "그가 우리 지역에 와도 내가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하고, 몇몇은 "그는 우리 지역과는 전혀 연관이 없다"고 한다. 그만큼 '안대희의 선택'을 예의주시한다는 의미다.

현재로선 안 전 대법관이 자신과 가장 연고가 깊은 해운대가 유력하지만 서부산권 출마도 배제할 수 없다. 차기 주자로 거론되는 안 전 대법관이 서부산권에 출마한다면 경남 김해와 양산을 포함한 낙동강 벨트에서 '노풍(노무현 바람)'을 어느 정도 차단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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