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하구에 새 '모래톱'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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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것 포함해 8개… 가덕신공항 영향 예상

낙동강 하구에 29년 만에 새로운 모래톱이 확인됐다. 진우도 아래 지점에 1~2년 전부터 모래톱 생성이 감지됐고 최근 부쩍 퇴적량이 많아지면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사리'를 하루 앞둔 11일 노란 모래톱이 선명하게 보인다. 왼쪽 위로 길게 보이는 섬이 진우도다. 김경현 기자 view@

낙동강 하구에 새로운 모래톱이 하나 생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1986년 도요등이 발견된 이후 29년 만이다. 이에 따라 낙동강 하구의 지형도가 근 30년 만에 새로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로 발견된 모래톱은 가덕도 앞바다에 있어 활주로 매립 때에 유리해 '가덕 신공항'의 가능성을 점치는 '천우신조'가 아니냐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바닷물이 가장 많이 빠진다는 '사리'를 하루 앞둔 11일 오후 2시. 부산 강서구 녹산동에서 배를 타고 나가 눌차도와 진우도 사이를 지나자 바다 한중간에서 느닷없이 긴 띠 모양으로 하얀 파도가 부서진다. 바다 한가운데에 모래섬이 길게 놓여있다 보니 모래섬에 부딪혀 부서지는 파도다.

가덕도 동쪽 3㎞ 지점에 위치
반경 수백m·길이 수㎞ 추정

동남권 신공항 추진 부산시
"활주로 만들 때 유리" 기대감

이후 10분여가 지나자 가덕도로부터 약 3㎞, 진우도로부터 약 3㎞ 떨어진 지점에 노란색 선이 생기기 시작한다. 점점 물이 빠지자 노란 모래색은 더욱 밝고 선명해져 어느덧 섬처럼 떠오른다. 2시30분께 물이 더 빠져 3개의 동그라미 섬이 삼각형 모양을 이루고 형체를 드러내더니 곧이어 '찰나'를 놓칠 수 없다는 듯 철새 몇 마리가 내려와 앉는다.

파도가 거세 아주 근접한 위치까지 접근해 육안으로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500m~1㎞ 거리에서 배로 돌며 확인한 바로는 바다 위로 드러난 곳만 해도 반경이 수백m에 이르는 제법 큰 모래섬이었다. 이곳을 몇 차례 다녀간 부산시와 백해주 ㈔초록생활 공동대표에 따르면 해당 모래톱의 크기는 길이로는 수㎞에 이른다. 물 밖에 드러난 부분 외에도 모래섬은 진우도와는 직각 방향으로, 가덕도 앞으로는 가로로 펼쳐지는 방향으로 길게 늘어서 있었다.

해당 모래톱이 존재를 드러내기 시작한 건 1~2년 전쯤. 이 일대를 다니는 어민들 사이에서는 새로 생긴 모래톱을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다. 백 대표는 "오늘처럼 물이 많이 빠지는 날에만 모래톱이 물 위로 드러나고 평상시에는 물속에 잠겨 발을 딛고 서면 무릎이나 허리, 가슴 정도까지 올 때가 많다"고 말했다.

새로운 모래톱이 발견됨에 따라 현재 7개인 낙동강 하구 연안사주는 조만간 8개로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모래섬이 완전히 물 위로 올라와야 해 정식으로 이름을 짓고 등재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지역은 특히 가덕도 새바지 앞으로 길게 늘어서 있어 가덕 신공항 활주로를 만들 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설승수 부산시 환경보전과장은 "낙동강 하구는 전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변모하고 있는 하구 중 하나로 지난 100년 동안 만도 엄청난 지형 변화가 있었고 앞으로도 낙동강 하굿둑 개방 등 변화 요인에 따라 하구 지형이 많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면서 "가덕도 신공항 입지 발표가 내년에 있을 예정인데 마침 가덕도 앞에 새로운 모래톱이 발견돼 부산시로서는 좋은 징조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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