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총장선거 첫 토론] 후보들 "고 고현철 교수 뜻 받들어 직선제 수호"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4일 부산대 본관에서 열린 총장 후보자 초청 공개 토론회에서 출마 후보들이 소견을 발표하고 있다. 김병집 기자 bjk@

"고 고현철 교수의 뜻을 받들어, 대학 민주화와 자율성을 지켜 내겠습니다!"

직선제 총장 선거에 쏠린 전국적인 이목을 반영하듯 제20대 부산대 총장임용후보자 선거의 첫 공개 토론회가 학내 구성원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열렸다.

"재정 자립해 정부 압박 피해야"
"교육부와 대화채널 확보부터"
잡음 피하려 비방 자제 분위기


4일 오후 장전캠퍼스 대학본부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토론회에서 5명의 후보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도 각자 선명성을 내세우며 정책 대결을 펼쳤다.

특히 후보들 모두 직선제 수호를 외치며 투신한 고 교수의 숭고한 정신을 거론하며, 과거 직선제의 폐혜가 재발하지 않도록 깨끗한 선거 운동을 다짐했다.

토론회는 △대학 내 소통 △구성원의 처우 개선 △총장으로서의 자질 △교육부와의 문제 해결 △선거 공정성과 공약실천 등 5가지 주제로 진행됐다.

교육부에 맞서 전국 국립대 중 처음으로 치르는 직선제 선거인 만큼 가장 뜨거운 관심사는 교육부와의 문제 해결이었다.

주기재(55·생명과학과) 교수는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으로 법에 근거한 안정적인 재원을 마련해, 예산 확보를 위해 교육부 눈치를 봐야 하는 현 구조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정윤식(60·통계학과) 교수는 "교육부와의 대화채널을 확보해, 지금처럼 대립적인 관계가 아니라 동등하고 수평적인 관계에서 현안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후보들은 재정 지원을 연계한 교육부의 현 국립대 선진화 방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며, 정책 폐지를 이뤄 내겠다고 입을 모았다.

전호환(57·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국립대 총장들과 여야 인사,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고등교육 정상화 포럼을 만드는 등 불합리한 정책을 정치로 풀어내겠다"고 말했다.

장익진(60·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내년 총선과 이듬해 대선에 맞춰 국립대가 힘을 합치고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면 충분히 지금의 정부 정책을 바꿔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목학수(59·산업공학과) 교수는 "허심탄회한 대화로 국립대와 교육부의 관계를 재설정해, 국가와 대학이 함께 윈윈할 수 있는 패러다임을 다시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토론회는 전체 2시간 중 절반 이상이 상호 토론 방식으로 진행돼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됐지만, 후보들 모두 선거 과열을 우려해 상대를 깎아내리는 비방성 표현은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투·개표는 17일 오후 2시부터 장전캠퍼스 경암체육관에서 진행된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