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서지 않겠다"는 野 "복귀하라"는 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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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며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 불참했다. 연합뉴스

정부의 3일 역사 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의 여파로 국회가 이틀째 멈춰서면서 각종 현안이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법정 처리 시한(12월 2일)을 한 달 남겨둔 내년도 예산안은 물론 각종 법안 처리는 '올스톱' 됐고, '발등의 불'인 선거구획정 논의도 진전이 없다.

野 보이콧에 국회 이틀째 파행
문재인, 대국민 담화 발표
김무성 "무단결근 용서 안 돼"

새정치민주연합은 4일까지 사흘째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농성하며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고 있다.

전날 열리기로 했던 국회 본회의에 이어 이날 여야가 개최키로 한 원내대표·원내수석부대표 '2+2' 회동,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역시 무산됐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4일 국회에서 대국민담화를 내고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정부·여당은 확정고시만 하면 끝이라고 착각하고 있지만 절대 아니다"며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도 높은 반대 투쟁을 이어갈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역사 국정교과서 금지법 제정과 헌법소원 등 법적·제도적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새정치연합은 5일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모든 정당과 사회단체 연석회의를 하고 국정화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기구를 출범시킨다.

1987년 6월 항쟁 때 야당이 재야·시민사회와 연대를 통해 대통령직선제를 쟁취한 것을 모델로 삼아 현 정부에 맞서 총력전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공동투쟁기구는 YMCA와 흥사단 등 중도 성향의 시민단체가 주축이 되도록 한다는 게 새정치연합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철수 전 공동대표를 비롯해 비주류 일각에서 국회 보이콧 등 전면적인 투쟁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강경 대응을 둘러싼 당내 갈등도 표면화되는 양상이다.

새누리당은 내년도 예산안과 각종 법안 처리의 시급성을 강조하는 '민생 프레임'으로 야당의 국회 복귀를 압박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교과서)집필이 정부에 맡겨진 만큼 더 이상 정치 쟁점화 돼선 안 된다"며 "국회의원의 직장은 국회인데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 무단결근을 계속할 경우 고용주인 국민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야당의 태도를 비판했다.

새누리당 소속인 김재경 예결위원장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5일부터는 여당 단독으로라도 회의를 진행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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