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존재하는 기억의 맥락 네모진 창으로 표현했어요"
거대한 건축물에 빽빽이 들어선 수많은 창들. 그 창 속에는 또 작은 창이 촘촘히 들어가 있다. 문성원 작가가 캔버스 위에 창조한 이 구조물은 기억의 창들이다.
문 작가는 사람의 뇌에 존재하는 기억의 맥락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싶었고 자신만의 독특한 구조물로 기억의 창을 만들어냈다.
갤러리 조이 문성원 초대전
무채색 대형 입체작품 눈길
캔버스에 표현된 기억의 창은 평면 작품이지만 언뜻 보기에 입체 작품이 연상될 정도로 뛰어난 입체감과 양감을 동시에 구현해냈다. 화면을 규칙적으로 나누고 그 안에 다시 또 다른 사각형을 무채색 계열로 구성해 공간감을 만들어내고 있다. 3차원의 입체를 2차원의 평면에 드러내고 싶었던 작가의 바람은 어느 정도 성공한 듯 보인다.
문 작가의 기억 구조물은 때론 아파트처럼 반듯하기도 하고 때론 산복도로 집들처럼 자유로운 형태를 지니고 있다. 특히 오방색과 오간색을 사용해 튀는 색감을 드러냈던 과거 작품과 달리 올해 작품들은 무채색이 주는 잔잔한 감성을 잘 살리고 있다. 추억과 회상의 감성이 작가가 새롭게 시도한 무채색의 공간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부산에서 그림 공부를 하고 줄곧 부산에서 작업을 이어온 작가는 미술판에선 작업량이 엄청나게 많은 작가로 소문이 나 있다. 실제 문 작가는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해야 진정한 작가라고 생각한다. 전국 누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작업과 전시를 이어왔다. 엄청난 작업 시간을 통해 점진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작업에 대한 문 작가의 열정은 이번 전시에서도 진가를 발휘한다. 100평이 넘는 갤러리 조이에는 대작과 입체 작품들이 들어서 있다.
40대 젊은 작가로선 쉽지 않은 결과물이다. 문 작가는 올해 자신의 이름을 딴 갤러리도 문을 열고 젊은 작가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고민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 조이의 지역 작가 지원전으로 기획되었다. ▶문성원 초대전 '기억의 스토리'=15일까지 갤러리 조이. 051-746-5030.
김효정 기자 tere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