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이트보드, 아이들과 함께 타니 더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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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동서대학교 스케이트보드 동아리 학생들이 '파랑새 아이들 집'학생들에게 강습을 하고 있다. 강원태 기자 wkang@

"자, 팔은 이렇게 올리고 타는 거야. 앞으로 조금씩 가다가 발을 옮겨봐. 그렇지, 잘한다!"

동서대 동아리 '안전제일'
보육원 학생 대상 보드 강습


지난달 30일 오후 6시 30분께 부산 영도구 남항대교 아래 X-sports 광장. 해가 빨리 진 탓에 밤공기가 제법 쌀쌀했지만, 스케이트보드 열기는 후끈 달아 올랐다. 달빛이 비치는 방파제 사이로 천진난만한 웃음소리가 메아리치듯 울렸다.

이곳에서는 매달 두 번째 주 금요일마다 보육원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스케이트보드 교실이 열린다. 이색 봉사활동의 주인공은 동서대학교 스케이트보드 동아리 '안전제일'. 동아리 소속 대학생 10여 명은 올해 9월부터 매달 한 번씩 영도구 청학동 '파랑새 아이들 집' 중·고교 학생들에게 스케이트보드를 가르치고 있다.스케이트보드에 푹 빠진 대학생들이 보육원과 인연을 맺게 된 건 올해 여름. '우리끼리만 모여 보드를 타기보다는, 누군가를 함께 도우면서 즐기는 건 어떨까'하는 작은 생각을 실천에 옮기면서부터다.

마침 보드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영도 X-sports 광장 가까이에 파랑새 아이들 집이 있었다. 동아리 회장 주창일(26) 씨가 보육원을 방문해 '보드 교실' 의사를 전했고, 보육원 측이 봉사활동에 흔쾌히 동의하면서 정기 행사가 됐다.

스케이트보드 교실은 1대 1 강습이다. 간단한 교육 뒤 바로 보드 체험에 돌입한다. 보드를 배우는 아이들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가득했다.

대학생 보드 선생님들을 만난 보육원 아이들의 호응은 생각보다 더 뜨겁다. A(14) 군은 "한 달에 딱 한 번 있는 스케이트보드를 배우는 날이 기다려진다"면서 보드 타기에 열중했다. B(15) 양도 "대학생 언니·오빠들이랑 스케이트보드를 탈 수 있어서 정말 재밌다. 매일 타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보육원 담당 교사 이민영(37·여) 씨도 "다른 활동에는 반응이 미지근한 아이들이 늘 '언제 스케이트보드 타러 가느냐'며 재촉할 정도"라고 말했다.

민소영 기자 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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