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로널드 레이건'호 타 보니] 갑판 면적만 축구장 3배 크기 '떠다니는 군사기지'의 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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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에서 우리 해군과 연합훈련을 한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30일 오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그야말로 '떠다니는 도시(floating city)'였다. 30일 부산에 입항한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10만 4천200t급) 얘기다.

30일 부산항 입항 핵 항공모함
5조 3천억 원 들여 건조
승조원 5천400여 명 생활


이날 부산 남구 용호동 해군작전사령부에서 미 해군 제5항모강습단 소속 로널드 레이건호가 언론에 공개됐다. 레이건호 공개에 앞서 미 해군 제5항모강습단장 존 알렉산더 제독과 로널드 레이건호 크리스 볼트 함장이 기자회견을 가졌다. 로널드 레이건호 등 19척의 함정은 미 해군 제5항모강습단 소속이다.

알렉산더 제독은 "이달 초 미 해군의 또 다른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를 대신해 일본 요코스카(橫須賀) 기지에 배치돼 작전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레이건호는 우리 해군 관함식에 참가하기도 했다.

레이건호 함장 크리스 볼트 대령은 "로널드 레이건호는 내비게이터를 포함한 대부분의 장비가 최신식으로 설치된 최신예 함정으로 성능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고도 최장 10년 동안 서태평양 해역에서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 이후 레이건호 차고부터 공개됐다. 레이건호에는 총 3개의 차고가 있는데 F-18 슈퍼호넷 전투기, 구조헬기 등 총 80대를 실을 수 있으며, 이날은 68대를 적재하고 있었다. 차고에서 전투기를 활주로로 옮길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가 사방에 4대 설치돼 있다. 엘리베이터마다 최대 2대의 전투기를 실을 수 있다. 또 차고부터 활주로까지 전투기를 옮기는데 무리가 없도록 바닥은 전부 특수한 재료로 만들어졌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오픈된 형태의 엘리베이터는 수초 만에 활주로로 올라가거나 내려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엘리베이터가 움직이자 눈 깜짝할 사이에 활주로가 나타났다. 레이건호 활주로 위에 오르자 오륙도가 손에 잡힐 듯이 가깝게 보였다. 갑판 면적이 1천800㎡로 축구장 3배 크기라고 하니 엄청난 규모가 실감 났다.

이날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떠다니는 도시' '떠다니는 군사기지'라는 별명에 걸맞게 헬스장, 은행, 우체국 등의 편의 시설이 레이건호 안에 설치돼 있어 승조원 약 5천400여 명이 생활하는데 지장이 없다고 한다.

레이건호는 다음 달 4일까지 부산에 머물다 일본 요코스카 기지로 떠날 예정이다. 그동안 레이건호 소속 승조원들이 부산의 보육원을 방문하는 등 봉사 활동을 비롯해 다양한 민간 교류 활동을 한다고 밝혔다. 레이건호는 미 해군이 48억 달러(약 5조 3천억 원)를 들여 건조했으며, 2003년 7월 취역했다. A4W형 원자로 2기를 장착해 한 번 연료를 채우면 20년 동안 작전 수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높이는 62.97m, 아파트 20층 수준이고, 길이는 332.85m에 달한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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