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절벽' 부산 청년, 이젠 '신용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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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금 대출 갚을 길 막막… 워크아웃 증가

"학자금에 생활자금대출까지 현재 연체된 대출금만 1천만 원입니다. 아르바이트로 월 90만 원을 받으며 버티고 있지만, 삶을 이어갈 자신이 없습니다. 더 이상 대출받기도 겁이 납니다."

23일 오후 부산 연제구 연산동 국민연금공단 6층 신용회복위원회 부산지부를 방문한 한 20대 대학생의 이야기다.

취업 못 하고 빚더미에 허우적
학자금 대출 갚을 길 막막
워크아웃 신청자 해마다 증가
매달 50명꼴 신용절벽 내몰려
상담건수는 4년 전보다 5배


최근 20대 청년을 중심으로 '고용 절벽'에 이은 '신용 절벽'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특히 부산의 경우 20대 청년의 개인 워크아웃 신청 및 상담 건수가 급증하는 추세. 고용 절벽으로 인해 고정적인 수입이 없는 미취업 상태가 길어지자 불가피하게 생활비 대출을 선택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부산지역 20대 청년의 개인 워크아웃 신청 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3년 550명에서 지난해 571명으로 늘었다. 올해도 9월 말까지 442명, 이런 추세라면 올해 총 600명가량이 개인 워크아웃에 나설 전망이다. 매달 50명꼴로 '신용 절벽'에 내몰리고 있다. 개인 워크아웃은 신용카드 대금이나 대출 원리금이 90일 이상 연체된 경우 채무 감면, 상환 기간 연장 등의 방법으로 채무 상환을 지원하는 제도다.

특히 최근 들어 빚 독촉을 견디지 못해 신용회복위원회를 방문하는 20대 청년이 급격히 늘고 있다. 올해에만 9월 말까지 총 1천273명이 상담을 받았다. 2011년 271명보다 약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892건과 비교해도 큰 차이를 보였다.

신용회복위원회 부산지부 윤여욱 지부장은 "매달 100명 이상의 부산지역 청년이 빚의 굴레를 벗기 위해 신용회복위원회를 찾아오고 있고, 부산의 증가세가 전국적으로도 심상치 않다"면서 "섣불리 말하긴 어렵지만, 이런 추세라면 머지않아 부산발 청년 신용 대란이 우려된다"고 안타까워했다.

국민행복기금을 운영하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부산 지역 청년 채무조정 지원 건수도 상당하다. 최근 3년간(2013~2015년 6월) 부산지역 20대 청년 3천300여 명이 채무조정 약정을 체결했다. 또 캠코가 지난해 10월부터 관리하는 대학생 학자금 대출 연체자(전국 5만 8천여 명) 중에는 부산지역 대학생 5천500여 명이 포함됐다. 현재 이들 중 49%(2천700여 명)는 여전히 고정적인 수입이 없어 채무조정 자체를 신청하지 못하고 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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