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국 첫 도심 상업지 재생, 보행 환경 개선이 관건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시가 전국 최초로 도심 상업 지역에 대한 도심 재생 마스터플랜을 수립한다고 한다. 이는 11개 도심을 대상으로 한 본보 기획 '도심을 바꾸자 빅 하트 프로젝트'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대상은 2도심(광복, 서면), 6부도심(강서, 사상, 사하, 동래, 해운대, 북구), 3개 신흥 상권(부산대 일원, 경성대 일원, 화명동 일원)으로 2017년부터 본격 실행할 예정이다.

산복도로 르네상스로 부산에 도입된 '주거지 중심'의 도시 재생이 '도심 상업지'로 전면 확대된다는 의미가 있다. 도심 재생이 필요한 것은 상권 양극화, 공공성 상실, 도심 공동화 등의 아주 다양한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광복동의 활기는 대청로로 이어지지 않고, 부산을 대표하는 자갈치와 국제시장의 가능성은 많이 방치돼 있는 실정이다. 서면도 마찬가지다. 지역 상권이 분리돼 있는 데다가 대기업 창업 발상지, 도심 하천인 동천의 가치는 사장돼 있다고 할 수 있다.

도심 재생의 핵심은 문화 재생 전략이다. 사람들이 살아온 내력과 역사를 드러내고 시간의 더께를 앉혀야 한다. 자갈치와 국제시장은 한국전쟁과 경제개발기 이후 온갖 고생을 통해 오늘을 일궈 온 부산 사람들 삶의 이야기가 자리 잡아야 단순한 시장 이상이 될 수 있다. 부산 어묵이 요즘 각광 받는 것은 내력을 함께 말하기 때문이다. 북항재개발 구역에도 부산항 내력과 부산 사람들 삶의 곡절을 새겨야 한다. 전통 도시, 개항 도시, 임시수도, 경제개발기의 체험은 부산이 아껴야 할 최고 자산이다.

도심 변혁의 관건은 보행 환경의 개선이다. 걸어 다니기 좋은 도심이 곧 사람 중심의 도심이다. 이를 부산 도심 재생의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워도 무방할 것이다. 사람들의 활기로 넘쳐야 상권도 활성화된다는 것은 뻔한 이치다. 차 없는 거리를 만들어야 하고, 도로에 의해 분리된 지역을 연결하는 과감하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도심이 사람들로 넘쳐 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부산시는 마스터플랜 수립 후 서면과 광복동 등 2개 지역 정도를 선도지역으로 선정해 도심 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할 거라고 한다.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사람 중심, 시민 중심의 도심 재생이 되어야 할 것이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