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불꽃축제 첫 유료화… 광안리 해변 상가 가 보니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불꽃 명당' 예약률 반 토막… 축제 특수 '아 옛날이여!'

19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해변의 한 상가에 '불꽃축제 예약 접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불꽃축제의 첫 유료화로 해변가 식당, 숙박업소의 예약률이 지난해 반 정도 떨어져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19일 오후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한 식당 앞에 '불꽃축제 예약 받습니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곳은 테라스석을 보유하고 있어 불꽃축제 때마다 소위 '명당자리'라고 불리는 장소다. 하지만 불꽃축제를 불과 5일 앞둔 시점에도 예약이 완료되지 않았다. 이 식당 대표는 "지난해에는 보름 전에 불꽃이 안보이는 안쪽 좌석까지 예약이 다 됐다"면서 "테라스 첫 줄은 그나마 다 팔렸지만 두번째 줄부터는 반 정도밖에 예약을 못받아서 현수막을 걸었다"고 말했다.

"작년엔 보름 전 예약 끝났는데 
올해는 아직도 남아돌아"
'예약 받습니다' 플래카드 
숙박업소도 만실은 옛말 
호텔 예약률 작년의 절반 수준 

부산시 판매 해변좌석은 인기 
가장 비싼 10만 원석 벌써 매진

실제로 광안리해변가를 둘러보자 유명 이탈리아 레스토랑 등 여러 상점들이 불꽃축제 예약 접수를 알리는 안내문을 붙여놨다.

숙박업소도 마찬가지다. 숙박을 하면서 편하게 불꽃놀이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여태까지 '만실' 가까운 예약률을 보였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아쿠아팰리스 호텔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불꽃이 보이지 않는 비전망 객실의 예약률도 높았지만, 현재 예약률은 50~60% 선이다. 비전망 객실 숙박객이라도 호텔 스카이라운지 등 불꽃을 볼 수 있는 부대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인기가 많았다. 인근 호메르스 호텔도 비슷한 상황. 호메르스 호텔 관계자는 "지난해와 똑같은 금액으로 연회장 예약을 받고 있지만 테이블 예약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라고 전했다.

올해 부산불꽃축제 역사상 처음으로 유료화를 실시해 인근 상점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상인들은 '수요의 분산' 때문이라고 자체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불꽃 축제 모습. 부산일보 DB
부산불꽃축제를 돈을 내고 즐기는 수요는 한정돼 있는데, 부산시에서 공식적으로 해변 좌석을 판매하면서 수요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대기업 '큰 손'들이 해변가 식당이나 숙박업소를 단체로 예약하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백사장 좌석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가 유료화를 단행한 한 가지 이유가 '바가지 요금'인 만큼 상인들이 바가지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일부 업소의 경우 올해도 여전히 평소의 7배까지 비싼 요금을 받고 있다.

불꽃축제 유료화와 더불어 올해는 불꽃을 쏘아 올리는 장소가 이기대 앞바다, 해운대 동백섬으로 확대되면서 크루즈 상품이 대거 등장한 것도 특징이다. 부산연안여객터미널에서 유람선을 타고 출발해 광안대교를 거쳐 다시 돌아오는 4시간 상품 가격이 13만~15만 원대에 형성돼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18일 기준으로 부산불꽃축제 유료판매 좌석 8천 장 중 4천898장이 팔려, 예약률은 61.2%다. 가장 비싼 10만 원 좌석은 매진됐고, 불꽃축제가 시작되기 전까지 7만 원 좌석을 판매한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