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숨 쉬는 '부산말 생태계' 조성이 꿈입니다"
국어 사용·부산말 가꾸기 앞장 김영선 동아대 국어문화원장
"말이 곧 그 사람이라고 합니다. 말이 그 사람의 인격이라는 이야기이죠. 부산시민들이 올바른 국어 사용 능력과 부산말 가꾸기에 대해 관심을 보일 때 보람을 느낍니다."
10년간 국어 사용 능력 신장과 부산말 가꾸기 등에 앞장서 온 동아대 국어문화원 김영선(54·한국어문학과 교수) 원장.
어르신·결혼이주 여성에 한글 강좌
지명어 개발·간판서체 다양화 연구
언어 영재 양성·사투리 대회 개최
부산말 사전 발간·문화상 제정 계획
전국 국어문화원 중 '특등급' 평가
김 원장은 그동안 초·중·고교와 관공서, 각종 복지관, 주민센터 등에 강사를 파견해 국어 사용 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찾아가는 문화교실', 간판디자인 작업, 지명어 개발, 다문화가정 자녀 대상 언어영재 양성, 부산말 가꾸기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김 원장의 이런 노력 덕분에 동아대 국어문화원은 최근 전국 25개 국어문화원 가운데 특등급(S등급) 평가를 받는 성과를 올렸다.
특히 지난 9일 한글날을 맞아 부산시민공원에서 어르신한글교실 시화전과 외국인 대상 우리말 겨루기 대회, 부산사투리 뽐내기 대회 본선 등의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경남 산청군에서 태어난 김 원장은 20여 년간 교사 생활을 하다 2005년 동아대 교수로 부임했다. 같은 해 시·도별로 시민들의 국어 사용 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해 국어문화원을 설치하도록 규정한 국어기본법이 제정되면서 동아대 국어문화원 원장을 맡게 됐다.
"부산한글학회 등에 가입해 활동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국어정책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런 기관을 운영하면 부산시민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김 원장은 먼저 복지관과 주민센터 등에서 문해(文解) 어르신과 결혼이주민 여성을 대상으로 한글교실을 열었다. 이어 간판 디자인 연구에 들어갔다. "우리나라 간판 서체 대부분은 고딕 아니면 신명조체입니다. 너무 획일적이지요. 다양한 간판 서체 연구를 통해 유럽의 아름다운 간판처럼 만들어나갈 생각입니다."
김 원장은 또 "부산권에 다문화가정이 많은 점을 감안해 이들 가정의 자녀를 대상으로 언어영재로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지명어 개발과 부산말 가꾸기에도 정열을 쏟고 있다. "지명어 개발은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면 영도 봉래산과 청학동 등을 중국 진시황과 연결하면 좋은 스토리텔링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김 원장은 부산말 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부산사투리 뽐내기 대회를 열고 있으며, 2020년께 부산사투리사전 발간도 추진하고 있다.
"다양한 직종과 전공별 사투리를 조사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예산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국어 언어 생태계를 다양화하고 부산시민 공동체의식을 함양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지요."
김 원장은 "결국 부산 언어문화를 이끌어가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에 인재양성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부산말문화상을 만들어 부산사투리 대표 작가를 배출하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임원철 기자 wcl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