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도서관' 이용하기 "장난감 사 주기 부담스러우시죠, 빌리는 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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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부산 남구종합사회복지관 재미모아 장난감도서관에서 한 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다.

"공룡이나 자동차 모양의 장난감은 아이가 좋아해 오랫동안 가지고 노는 데, 다른 장난감은 기껏 2~3일 가지고 놀다 싫증을 내는 거예요. 어떤 장난감은 가격도 만만찮아 쉽게 버리지도 못하고…. 그래서 무슨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올해 초 인터넷을 통해 장난감도서관이 주변에 있다는 걸 알고 이용하고 있습니다." 4살짜리 남자아이를 둔 한 엄마의 이야기이다.

장난감처럼 시기가 지나면 짐이 되는 것도 없다. 그러나 아이를 키우다 보면, 성장 단계에 필요해 장난감이 있어야 할 때가 있다. 그렇다고, 그때마다 모두 사기는 또 부담스럽다. 이럴 때 눈여겨볼 만한 곳이 바로 장난감도서관이다.

아이들 장난감 금방 싫증 내
가격도 만만찮아 구입 부담

부산 남구종합사회복지관
'재미모아 장난감도서관' 운영

한 번에 1천~1만 원 내면
380여 점 중 골라서 대여


이곳에선 수천 원에서 수만 원, 혹은 수십만 원하는 장난감도 한 번에 1천~1만 원만 내면 빌릴 수 있다.

■어떤 장난감 있나?

부산 남구종합사회복지관 4동 2층. 이곳엔 지난 2007년 문을 연 장난감도서관이 있다. 명칭은 재미모아 장난감도서관 & 육아용품대여점.

지난 14일 오후 이곳을 찾았다. 100㎡(약 30평) 정도 규모의 도서관엔 380여 점의 장난감이 가지런히 진열돼 갖춰져 있었다.

장난감 종류나 양이 많지 않을 거로 생각했는데, 편견이었다. 자동차나 인형은 물론이고, 미끄럼틀, 범퍼카, 러닝 홈에다 원목 학습세트, 모듈구조세트, 걸음마 연습기까지 다양했다. 테니스 라켓을 닮은 음악 장난감 패들 드럼(paddle drum)도 보였다. 장난감도서관을 찾은 조은주(3·여) 양은 "인형과 과일 모양 장난감이 많아 좋다"며 수줍게 웃었다.

남구종합사회복지관 김나영 사회복지사는 "1년에 한 번꼴로 새 장난감을 사는데, 올해는 200만 원어치의 장난감을 살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매 예정 품목 중엔 가격이 비싸 일반 가정에서 구매하기 부담스러운 전동 자동차도 포함돼 있다고 살짝 귀띔했다.

■어떻게 이용하나?

재미모아 장난감도서관은 매주 화~금요일(오전 10시~오후 5시, 월요일은 장난감 정리·세척으로 휴관)에 운영(단, 2·4주 토요일은 오전 9시~오후 1시까지)한다. 이용 대상은 0세부터 12세까지이다. 단순히 장난감도서관을 이용할 경우엔 아동 1명당 2천 원, 보호자 1천 원(비회원 기준)의 이용료를 지급해야 한다. 장난감을 빌리려면 연회원이 되어야 하는데, 연회비는 1만 원(차상위계층,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무료 가입)이다.

장난감별로 대여료(통상 1천 원~1만 원 선)가 다르다. 주·월 단위로 빌릴 수 있는데, 1회에 한해 연장 가능하다.

김 복지사는 "육아용품의 경우 2~3세 자녀를 둔 부모님이 많이 이용하며, 미끄럼틀, 쏘서, 점퍼루, 러닝 홈 같이 아이들을 많이 움직이게 하는 장난감이나 원목 학습세트처럼 아이들 학습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 인기 품목"이라고 설명했다.

■소독은 기본, 장난감 배달도

유아의 경우 장난감을 입에 넣기도 해, 부모 입장에선 장난감 빌릴 때 위생이 제일 고민이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크게 안 해도 될 듯하다.

재미모아 장난감도서관에서는 장난감 대여 전, 반납 후 자외선 살균 소독기를 이용해 소독한다. 소독기에 들어가지 않는 큰 장난감은 항균 물티슈로 깨끗이 닦는 등 위생관리에도 신경 쓰고 있다.

이곳에서는 장난감 배달도 해준다. 회원이 장난감 대여를 신청하면 부산 남구 지역에 한해 배달비 2천 원에 대여료만 받고 배달해 준다. 장난감 대여업무 외에도 '엄마랑 아기랑', '아빠랑 놀자'와 같은 부모를 위한 프로그램(10~12월)도 운영한다.

한편, 서울 광진구는 집 앞까지 찾아가 장난감을 빌려주는 이동도서관도 운영하고 있다.

■장난감 잘 고르는 법

아이에게 장난감을 사주려 해도 어떤 장난감을 사야 할지 고민될 때가 많다. 그렇다면, 좋은 장난감을 고르는 방법은 없을까. 재미모아 장난감도서관에서 추천하는 '장난감 잘 고르는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는 발달 단계에 맞는 장난감을 고르는 것이다. 장난감은 단순히 아이가 갖고 노는 물건이 아니라 아이의 성장 발달을 도와주는 가장 좋은 사물이며 학습도구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뒤집기를 시작한 아이라면 다양한 그림이 그려져 있는 매트를 바닥에 깔아주어 뒤집을 때마다 매트를 볼 수 있게 해주는 게 좋다.

두 번째는 사려고 하는 장난감이 위험하지 않은지 먼저 세밀히 점검해 보고 사자. 전문가들은 갖고 놀다 다칠 수 있거나 충격으로 쉽게 부서지는 것은 유아 장난감으로 부적합하다고 말한다.

세 번째는 활용도 높은 장난감을 선택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모양은 단순하더라도 여러 가지로 변형 가능한 것이 아이의 상상력과 인지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아이가 장난감을 사달라고 하면 곧장 사줄 게 아니라, 장난감도서관에서 장난감을 빌려 사용해 보고, 그래도 계속해서 좋아하면 그때 가서 장난감을 사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장난감도서관 또 다른 곳은?

장난감도서관은 주로 종합사회복지관에서 많이 운영하고 있다(표 참조). 장난감도서관 관계자들은 "장난감도서관 이용 대상이나, 연회비 면제 대상, 대여 기간, 관련 프로그램 등은 도서관 운영 기관이 어디냐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으니, 미리 문의 후 방문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글·사진=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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